[단독] 호르무즈 우회로 ‘얀부항’ 입항 놓고…해수부, 산업부와 이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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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호르무즈 우회로 ‘얀부항’ 입항 놓고…해수부, 산업부와 이견

업데이트 : 2026.04.01 16:06 닫기

해수부 “운항자제 권고” 제재도 시사
원유 확보 급한 산업부와 온도차 극명
국내선사 활용 길 막힌 정유사 발동동
웃돈주고 해외선박 확보, 운송비 급등

지난 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서부 홍해 연안 얀부 항구에 있는 석유 인프라 사진 [AFP=연합뉴스]

지난 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서부 홍해 연안 얀부 항구에 있는 석유 인프라 사진 [AFP=연합뉴스]

중동 전쟁 여파로 국내 정유사들이 원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선사 선박의 홍해 투입 여부를 놓고 산업통상부와 해양수산부가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

원유의 안정적 도입이 급한 산업부로서는 국내 선사 활용 필요성이 큰 반면, 해수부는 선원 안전 리스크를 이유로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일부 국내 선사는 최근 홍해 연안 사우디 얀부항 입항 의사를 해수부에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수부는 중동 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 등 중동 해역에 대해 우리 선박의 운항 자제를 권고해오고 있다.

다만 해수부는 해당 조치가 형식상 ‘권고’라 하더라도, 이를 무릅쓰고 항해를 강행했다가 사고가 발생할 경우 상응하는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운업계에서는 사실상 정부가 국적선사의 홍해 항로 투입을 막는 수준의 조치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로 인해 국내 정유사들은 장기 계약이 돼 있는 국내 선사를 활용하지 못하고 해외 선사 선박을 급히 구해 얀부항으로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 선사와 단기 용선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물량을 실어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해외 선사와의 단기 용선 계약에 따른 운임 프리미엄 등으로 항차당 수십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장기 계약 운임이 400만~500만달러 수준인 데 비해, 최근 중동-아시아 노선의 스팟 용선 운임은 1200만달러 수준까지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운송비 부담이 장기화할 경우 원가 상승에 따른 정유사 수익성 악화는 물론 국내 석유화학 제품 가격 전반의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동발 원유 수급 대응 과정에서 원유 도입 안정과 해상 안전 확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만큼 정부로서도 딜레마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얀부항은 현재와 같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상황에서 사우디 원유를 실어올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현실적 우회 조달 거점으로 꼽힌다. 최근 한국뿐 아니라 중국, 일본, 동남아 정유사들까지 얀부항을 통한 물량 확보에 나서면서 선적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운항 자제 권고와 관련해 해수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수부는 이에 대해 전략 물자 수송과 관련한 산업부의 협조 요청이 있을 경우 협의를 통해 필요한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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