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예금, 3월 10조원 급감…환율 1500원 뚫자 '차익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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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달러예금이 지난달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5대 은행에서만 한 달만에 10조원 가까이 빠져나갔다. 미국과 이란간 전쟁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로 치솟자 환차익 실현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달러예금, 3월 10조원 급감…환율 1500원 뚫자 '차익실현'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달러예금 잔액은 약 592억7220만달러(약 90조원)로 2월 말보다 65억6922만달러(9.98%) 급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1530.1원까지 뛴 지난달 31일에만 약 6억달러가 줄어드는 등 감소세가 가팔라지는 추세다.

달러예금 증가세는 2월까지만 해도 쉽게 꺾이지 않는 분위기였다. 정부의 강력한 환율 방어대책과 국민연금의 해외주식 투자 비중 축소, 은행들의 수시입출식 달러예금 금리 인하 등에도 강달러가 이어질 것이란 투자심리에 매수세가 계속됐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1450원 밑으로 떨어지면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해 달러를 비축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곤 했다.

하지만 중동 정세 불안에 환율이 치솟자 분위기가 바뀌었다. 환율이 어느 정도 고점에 도달했다고 보고 달러를 처분하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환차익을 기대하던 개인들이 시세 차익 실현에 나섰고 수출기업도 보유해온 달러 가운데 일부를 매도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시장에선 미국·이란 간 전쟁 상황에 따라 환율이 추가로 오를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다만 한국 무역수지 흑자 규모 등을 고려하면 전쟁이 끝나거나 중동 정세가 진정되면 환율이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현재 원화 가치는 기초체력 대비 저평가된 상태”라며 “이달 종전이 이뤄지면 원·달러 환율이 전쟁 직전인 1440원을 밑돌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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