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대만 TSMC가 네덜란드의 장비설계 기업 ASML의 최첨단 노광장비 ‘high-NA EUV’의 생산 공정 투입을 보류했다고 2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TSMC는 ASML의 최대 고객사다.
ASML에 따르면, ‘high-NA EUV’은 기존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보다 더욱 세밀하게 반도체 회로를 인쇄해 AI 칩의 집적도를 높일 수 있다. ‘high-NA EUV’는 대당 3억5000만유로(약 6060억원)에 달한다.
케빈 장 TSMC 공동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이날 연례 기술 심포지엄에 앞서 취재진과 애널리스트들을 만나 “ASML의 high-NA EUV는 비싸도 너무 비싸다”고 밝혔다. 또 “이 장비의 생산공정 투입 시기를 올해에서 2029년으로 연기하겠다”고 덧붙였다.
ASML의 미국 상장 주식 주가는 이 날 1.05% 내린 1443.66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5.53% 급락하기도 했다.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반도체 패키징 공장을 열 예정이다. 이미 공사를 시작했으며, 2029년 이전에 가동할 계획이다. 장 COO는 “애리조나주 공장의 생산능력을 공격적으로 키우겠다”며 “개발자들이 고사양 장비 없이 기술을 확장할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TSMC가 고가의 장비를 도입하지 않겠다고 직접 밝힌 건 ASML에 커다란 위협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또 “ASML의 다른 파운드리 고객사들도 이와 비슷한 움직임이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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