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1975년 서울~파리 노선 첫 운항
에어버스 여객기 선제 도입으로 한·프 교류 활성화 기여
경제부터 외교·문화예술까지 전방위 ‘민간 대사’ 역할
루브르 등 박물관 한국어 서비스 도입 주도·후원
파리 노선 취항 후 유럽 진출 본격화
50주년 기념행사는 지난 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샤를드골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KE902편 승객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해당 항공편에 50번째로 탑승수속을 마친 승객에게 인천행 항공권 1매를 증정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승객 전원에게는 대한항공 신규 CI가 새겨진 기념품을 선물했다. 4일에는 파리 한국문화원에서 공식 행사를 열었다. 최정호 대한항공 영업총괄 부사장과 심현준 프랑스지점장을 비롯해 문승현 주프랑스한국대사와 주프랑스한국문화원장, 이진수 한국관광공사 파리지사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대한항공과 프랑스의 인연은 1970년대에 시작됐다. 1970년 초 에어버스(AIRBUS)가 처음 생산한 여객기를 구매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당시 에어버스는 프랑스와 영국, 독일, 스페인 등이 투자에 참여한 유럽 내 신생 항공기 제작사였다. 에어버스가 생산한 첫 항공기 A300은 미국 항공기에 밀려 판매가 부진한 상황이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당시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기종 도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많은 인력과 장비 등 대규모 투자가 필요했다. 이로 인해 여러 차례 기술 검토와 안전성 검증을 거쳐 A300 항공기 구매 계약을 맺었다고 한다. 유럽이 아닌 다른 지역 국가에서 에어버스 항공기를 구매한 사례는 대한항공이 처음이었다. 이후 다른 항공사들도 잇따라 에어버스 항공기를 구매했다. 결과적으로 대한항공이 에어버스 사업의 조기 안정화에 크게 기여한 셈이다.첫 여객 노선 운항은 1975년 3월 14일에 이뤄졌다. 승객 215명과 화물을 실은 유럽행 국적 여객기가 처음으로 운항한 기록이다. 인천국제공항이 없던 시기로 서울공항을 출발한 대한항공 항공기가 프랑스 파리 오를리 공항에 착륙하면서 주2회 정기 여객 노선의 막을 열었다. 1982년부터는 파리 제1공항인 샤를드골국제공항에 취항하고 있다.
유럽의 관문인 파리를 시작으로 대한항공은 유럽 주요 나라 진출에 박차를 가했다. 미국에 이어 유럽 하늘길을 열면서 전 세계를 아우르는 노선망 구축을 본격화했다. 대한항공은 승객들에게 여행 편의를 제공하면서 한국이 유럽 각국과 활발하게 교류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한 셈이다. 현재까지 한국과 프랑스 경제, 문화예술, 외교 등 교류에 다방면으로 기여하면서 ‘민간 대사’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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