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에서 데이트 목적 모임통장(데이트통장)을 개설한 소비자 10명 중 6명은 여성인 것으로 집계됐다. 모임통장은 하나의 계좌로 회비의 납입과 지출 내역을 모임원끼리 실시간으로 투명하게 공유할 수 있는 일종의 비대면 회비 통장으로, 최근 연인들 사이에서 사용이 늘고 있다. 데이트 비용을 절반씩 부담하는 2030세대의 '더치페이' 문화를 여성이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카카오뱅크 데이트통장 개설자를 성별에 따라 분류한 결과 여성 설립자 비중이 지난 5월 말 기준 58%로 절반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데이트통장 개설자 중 남성 비중은 42%로 여성보다 16%포인트 낮았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말 1200만명의 모임통장 회원을 확보한 은행으로, 국내 1위 모임통장 사업자다. 다른 은행들도 저마다 모임통장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카카오뱅크의 모임통장은 카카오뱅크 가입자가 아니더라도 전국민 메신저 앱인 카카오톡만 있으면 누구나 초대될 수 있어 압도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2018년 12월 국내 최초로 모임통장을 출시한 은행이기도 하다.
카카오뱅크는 모임통장 사용 먹적을 데이트, 친목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 중 데이트를 목적으로 설정한 데이트통장 계좌는 2021년 말 36만좌에서 지난달 말 57만좌로 늘었다.
카카오뱅크 데이트통장 이용자 중 10명 중 9명은 2030세대다. 연령별로 분류해보면 30대가 47.5%로 가장 많고, 20대(40.8%)가 뒤를 이었다. 20대와 30대를 합하면 87.3%를 차지한다. 40대는 데이트통장 사용자의 8.6%를 차지했고, 50대 이상은 2.5%, 10대는 0.6%였다.
데이트통장으로 가장 많은 결제가 이뤄진 업종은 결제액 기준 한식(17.8%)이었다. 음식배달(5.8%)이 2위였고, 소셜커머스(4.9%), 카페(4.7%), 대형마트(4.5%)가 뒤를 이었다. 결제 건수를 기준으로 보면 편의점이 1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데이트통장은 단순히 데이트 비용을 관리하는 용도에 그치지 않고 최근엔 결혼 준비, 여행 준비 등 공동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목적으로 쓰이는 경우도 늘고 있다"며 "데이트통장은 다른 모임통장보다 월평균 결제 건수가 2배 이상 많아 실생활에서의 쓰임이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