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두색 번호판’을 단 8000만원 이상 법인 명의 고가 차량이 다시 늘고 있다. ‘도로 위 계급장’이라는 별칭까지 등장했다.
26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는 2024년 1월부터 고가 법인차를 사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막겠다며 8000만원 이상 업무용 승용차를 대상으로 연두색 번호판을 도입했다. 윤 전 대통령의 공약이자 국정 과제였다. 업계에선 법인차에 대한 무차별적 낙인 효과 등에 대한 우려가 나왔지만 당시 정부는 형식적 의견 수렴 후 정책을 강행했다.
특히 8000만원이라는 가격만을 기준으로 연두색 번호판을 달게 한 것은 ‘하책’이었다는 평가가 많다. 7900만원짜리 다운계약서 등 편법 마케팅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8000만원 기준에 대해 정부는 ‘국민이 고급차로 인식하는 대형 승용차 평균 가격대’라는 이유를 들었지만, 임의적 기준이 효과는커녕 꼼수만 유도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연두색 번호판 도입 이후 1억원 이상 법인 명의 신규 차량은 2023년 5만1542대에서 2024년 3만3960대로 줄었다가 지난해 3만9429대로 다시 늘었다. 젊은 층에서 연두색 번호판을 붙인 고급차가 기업체를 보유한 ‘찐부자의 상징’처럼 인식됐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세청은 연두색 번호판을 단 법인 명의 고가 차량을 사적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다시 늘고 있다며 혐의가 확인되면 엄정하게 세무조사를 하겠다고 경고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미국은 주마다 다르지만 법인차 주행 거리, 사용 목적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해 문제가 있으면 가중 처벌한다”며 “한국형 법인차 관리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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