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 우리 탈출한 불곰 두 마리…곧장 달려간 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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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6.25 12:41 수정2025.06.25 12:41

우리를 탈출한 불곰 두 마리./사진=와일드우드데번 인스타그램 캡처

우리를 탈출한 불곰 두 마리./사진=와일드우드데번 인스타그램 캡처

영국의 한 동물원에서 거대한 불곰 두 마리가 우리 밖으로 탈출했다. 곰들은 근처 꿀 창고로 곧장 달려가 꿀을 다 먹어 치우고 우리로 돌아왔다.

24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영국 엑서터 인근의 동물원 '와일드우드 데번'에서 전날 오후 다섯살짜리 유라시아 불곰 '미슈'와 '루시'가 우리에서 탈출했다. 전날 오후 3시께 곰들이 울타리를 뚫고 직원 구역으로 들어온 것이 발견됐다.

이에 동물원 측은 관람객 대피와 출입 통제 조치인 '코드 레드'(code red)를 발령했다. 어린이를 포함한 관람객 16명은 헛간으로 대피하고 문을 잠갔다. 총기 훈련을 받은 동물원의 긴급대응팀도 배치됐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도 지원 태세를 갖췄다.

상황은 긴박하게 벌어졌지만, 정작 곰들은 태평한 모습을 보였다. 이곳저곳을 둘러보던 곰들은 열려 있는 창고에서 꿀을 발견했다. 이 꿀은 곰의 간식용으로 동물원 측이 보관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동물원을 운영하는 보호단체 와일드우드 트러스트 관계자는 "곰들이 잔치를 벌이고 뛰어놀고 밧줄을 잡아당기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꿀을 잔뜩 먹은 미슈는 졸린 상태로 다시 우리로 돌아왔다. 루시도 직원들이 종소리와 좋아하는 음식으로 유인하자 뒤따라서 우리로 들어갔다. 이렇게 55분간의 탈출 소동은 막을 내렸다.

동물원 관계자는 "곰들은 가장 가까운 곳에서 꿀이나 땅콩버터, 잼 등 좋아하는 먹이를 찾는다"라며 "후각이 뛰어나서 숨겨놓아도 찾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다행히 이번 사건으로 다친 사람은 없었다. 동물원은 다시 문을 열었다. 동물원 측은 곰들의 탈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매 사이인 미슈와 루시는 새끼 곰이던 시절인 지난 2019년 알바니아의 눈사태에서 구조됐고 4년 전 와일드우드 데번으로 왔다고 동물원은 전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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