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광장/허정]‘야누스 얼굴’ 통상과 안보, 협상 전략도 하나로 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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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안보 위협 근거로 철강-자동차에 관세 우리는 관세율을 15%로 낮추는 데만 집중 고위험 LNG, 파병까지 통상 테이블에 올라 통상과 안보 칸막이 대응으론 국익 못 지켜 허정 객원논설위원·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로마 신화에는 앞뒤로 서로 다른 두 얼굴을 가진 신 야누스가 등장한다. 문(門)과 시작을 관장하는 이 신은 하나의 머리에 두 얼굴을 지닌 채 과거와 미래, 전쟁과 평화를 동시에 바라본다. 별개의 두 얼굴처럼 보이지만 실은 한 몸에서 나온 것이다. 요즘 한미 통상관계를 지켜보면 이 신화가 유독 마음에 걸린다. 여러 정부 부처가 각기 다른 논리와 속도로 각각 다뤄온 통상과 안보가 실은 처음부터 하나의 몸에 붙은 두 얼굴이었던 게 아닌가 싶어서다. 그 조짐은 지난해 초부터 나타났다. 2025년 3월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철강·알루미늄 관세가 발효된 데 이어 4월에는 자동차에도 같은 조항에 따른 관세가 부과됐다. 같은 달 반도체·의약품 수입이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조사도 시작됐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특정 품목의 수입이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할 경우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여기서 안보란 산업·공급망 같은 경제안보뿐 아니라 군사적 방위력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미국의 통상정책은 설계 단계부터 포괄적 안보 개념이 들어간 얼굴을 함께 지니고 있었던 셈이다. 그런데 같은 해 7월 타결된 한미 관세협상을 돌아보면 우리 정부의 대응은 여전히 세율 인하와 시장 접근이라는 전통적인 통상협상의 일차방정식에 머물렀다. 25%였던 관세율을 15%로 낮추는 대신 3500억 달러(약 470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와 1000억 달러어치의 미국산 에너지 구매를 맞바꾸는 협상이었다. 숫자로만 보면 통상 부처가 익숙하게 다뤄온 관세와 물량의 계산이었다. 그러나 관세 자체가 안보를 근거로 발동된 무역확장법 232조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애초부터 순수한 통상협상의 성격은 아니었다. 이미 한 몸에 붙어 있던 안보라는 또 다른 얼굴을 당시에는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놓친 얼굴은 몇 달 뒤 고스란히 드러났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한미 관세·안보 ‘조인트 팩트시트(joint factsheet·공동 설명자료)’에는 관세 인하 조항과 나란히 동맹 현대화, 확장억제 공약, 방위협력 강화 조항이 함께 담겼다. 여기에 우회 수출을 통한 관세 회피 방지와 외국인·해외 투자에 대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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