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5월의 현장…옛 전남도청, 복원 넘어 완성도 과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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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복원 현장을 찾은 시민들이 도청  본관 앞에서 해설사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3일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복원 현장을 찾은 시민들이 도청 본관 앞에서 해설사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시범 운영 기간이 끝난다고 해서 와 봤어요. 둘러보니 당시를 잘 재현한 것 같은데 아쉬움도 있네요. 1980년 5월 18일처럼 도청에 국기가 게양됐으면 좋겠습니다.”

3일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복원 현장에서 만난 전종현 씨(67·광주 북구 우산동)는 복원된 공간을 둘러본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그는 “오늘은 혼자 왔지만 정식 개관 때는 초등학생인 손자와 다시 찾고 싶다”며 “전시 콘텐츠를 잘 보완해 더 많은 사람이 찾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5·18민주화운동 최후의 항쟁지였던 옛 전남도청 복원 현장에는 시민과 학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관람객들은 본관 1층 벽면에 남아 있는 총탄 자국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고, 당시 상황을 증언하는 영상 앞에서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옛 전남도청 복원추진단은 2월 28일부터 이달 5일까지 시범 운영 기간 동안 누적 방문객이 9만5047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 ‘5·18민주화운동 최후의 항쟁지’ 옛 전남도청 복원

옛 전남도청 복원사업은 단순한 건물 재생을 넘어 5·18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되살리는 상징적 프로젝트다. 2005년 전남도청 이전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조성 과정에서 훼손된 건물을 되살려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면서 추진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총 487억 원을 투입해 2023년 공사를 시작해 올해 1월 준공했다.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기획관리실장실에 5·18민주화운동 당시 기동타격대의 활동을 기록한 자료가 전시돼 있다. 뉴시스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기획관리실장실에 5·18민주화운동 당시 기동타격대의 활동을 기록한 자료가 전시돼 있다. 뉴시스
사업은 단순 외형 복구를 넘어 당시 공간의 기능과 동선, 사용 흔적까지 최대한 고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1980년 5월 당시 시민군이 최후까지 항쟁했던 장소라는 역사성을 반영하기 위해 탄흔, 내부 구조, 집기 배치 등을 가능한 범위 내에서 원형에 가깝게 재현했다.복원 대상은 본관을 비롯해 전남도경찰국 본관과 민원실, 도청 회의실, 상무관, 별관 등 총 6개 핵심 공간이다. 이들 공간은 각각 항쟁의 주요 장면과 역할을 중심으로 전시가 구성됐다. 본관 1층에는 총탄 자국과 함께 당시 상황을 보여주는 기록물이 배치됐고, 방송실에서는 최후 항쟁 당시의 호소 방송을 재구성한 음성이 재생됐다. 2층에는 외신 기자들의 취재 기록과 사진, 시민수습대책위원회 관련 자료 등이 전시돼 국제사회에 비친 5·18의 모습도 함께 조명했다. 상무관은 희생자들의 시신이 임시 안치됐던 장소라는 점에서 추모 공간으로 조성됐다. 전시 콘텐츠는 국가기록원과 5·18기록관, 언론 자료, 생존자 증언 등을 바탕으로 구성됐고, 일부는 영상과 음향을 활용한 몰입형 전시로 구현됐다.● 전시 콘텐츠 보완 후 정식 개관

5월 정식 개관을 앞두고 완성도를 둘러싼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전시 내용의 정확성과 서사 구조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일부 전시에서는 사망자 수나 사건 시점 등 사실관계가 조사 결과와 다르게 표현되거나 단순화돼 혼란을 줄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시민군을 두고 ‘도청 장악’이나 ‘체계적인 전투 조직’과 같은 표현이 사용된 점도 왜곡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7일간 시범 운영 기간을 마치고 5월 정식 개관하는 옛 전남도청.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37일간 시범 운영 기간을 마치고 5월 정식 개관하는 옛 전남도청.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전시 구성 역시 보완 요구가 크다. 마지막 방송 재현 과정에서 핵심 메시지가 누락됐다는 지적과 함께 시민군과 당시 관계자들의 구술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목소리도 있다. 구술자의 이름이 틀린 경우도 있다. 상무관의 경우 영상 중심 전시에 그치면서 실제 공간이 갖는 비극성과 추모의 의미를 충분히 전달하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장 재현의 디테일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잇따른다. 당시 경계 초소나 차량, 주요 동선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고 일부 동판이 바닥에 설치돼 훼손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5·18기념재단은 전시 콘텐츠 보완을 위해 문체부 옛 전남도청 복원추진단과 협의할 예정이다. 5·18기념재단 관계자는 “조만간 복원추진단을 방문해 전시 콘텐츠의 미흡한 부분과 보완 방향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복원추진단은 시범 운영 기간 동안 제기된 의견을 검증을 거쳐 적극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추진단 관계자는 “정식 개관 때는 5·18의 역사적 의미를 보다 깊이 체감할 수 있도록 콘텐츠와 동선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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