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은 안 속아”…가짜 돈다발 사진으로 전달책 잡은 사기 피해자

2 weeks ago 11

AI 이미지로 유인, 경찰 잠복 체포…징역 3년 구형

서울서부지법. 뉴스1

서울서부지법. 뉴스1
사기 피해자가 인공지능(AI)으로 만든 돈다발 사진에 속아 현장에 나왔다가 체포돼 재판에 넘겨진 카자흐스탄 국적 투자리딩방 사기 전달책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선처를 호소했다. 검찰은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단독 박지원 부장판사는 22일 오전 전기통신금융사기피해방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카자흐스탄 국적 남성 A 씨에 대한 첫 공판기일이자 결심공판을 열었다.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달 5일 피해자 B 씨에게 투자 수익금 출금을 위한 수수료 명목으로 약 1990만 원을 가로채려 한 혐의를 받는다. 다만 A 씨가 경찰에 체포되면서 범행은 미수에 그쳤다.

피해자 B 씨는 앞서 유명 분석가를 사칭한 투자리딩방 조직의 권유로 가짜 증권사 앱을 설치하고 투자금 약 1200만 원을 송금했다. 이후 앱에는 투자 수익이 난 것처럼 표시됐지만 이는 조작된 수치였다.

조직은 B 씨가 출금을 시도하자 수수료를 먼저 내야 한다며 현금 전달을 요구했다. 수상함을 느낀 B 씨 측은 AI로 만든 돈다발 사진을 보내 조직을 유인했고, 약속 장소에 전달책으로 나온 A 씨가 잠복 중이던 경찰에 체포되면서 범행은 미수에 그쳤다.

A 씨 측은 이날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검찰이 제출한 증거에도 모두 동의했다. 재판부가 A 씨에게 “변호인 진술과 같으냐”고 묻자 A 씨는 고개를 끄덕이며 “네”라고 답했다.

이날 변론이 종결되면서 검찰 구형도 이뤄졌다. 검찰은 “보이스피싱 범행에 가담한 죄질이 불량하다”며 재판부에 징역 3년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A 씨 측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피고인은 모든 잘못을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피해자에게 현실적 피해가 없고 초범인 점, 나이가 어린 점, 외국인인 점, 가담 정도가 중하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은 사건 전체를 모르고 주범에게 속은 측면도 있다”며 “강제 추방될 것으로 알고 있고,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상태에서 수감생활을 하는 어려움도 있는 점을 감안해 선처해 달라”고 했다.

A 씨도 통역을 통해 “저의 잘못을 충분히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게 하겠다. 한 번만 용서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가 심장이 아파 정기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고 여동생은 초등학교 5학년밖에 되지 않았다”면서 “가족이 저에게만 의지하고, 어떻게든 부모님을 먹여 살리려고 했다”라고 말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5일 오전 10시를 선고기일로 지정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