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의 아이디어가 금융상품이 되기까지

1 week ago 14

안녕하세요, 토스뱅크에서 예적금을 만들고 있는 디자이너 장서영입니다.은행에서 디자이너로 일한다고 하면 이런 질문을 종종 받아요. "은행은 제약이 많아서 하고 싶은 걸 마음대로 만들기 어렵지 않아요?"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어요.그런데 지금 서비스 중인 '키워봐요 31일적금'은 디자이너들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한 제품이에요. 디자이너들이 그린 시안 한 장이 어떻게 실제 금융상품이 됐는지, 그 과정을 이야기해보려고 해요.아이디어의 시작토스뱅크 디자인 챕터에는 OOTB (Out of the Box) 라는 시간이 있어요. 팀의 OKR과 관련이 없어도 괜찮아요. 더 좋은 경험을 만들기 위해 디자이너들끼리 자유롭게 고민하고, 아이디어와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보는 시간이에요. 이 시간에 예적금 디자이너들이 붙잡은 질문은 하나였어요.어떻게 하면 사용자가 토스뱅크에 애착을 갖고, 자주 들어오게 할 수 있을까?자주 들어오게 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출석체크를 하면 리워드를 주는 거였을 거예요. 하지만 리워드 때문에 잠깐 들어오는 게 아니라, 사용자가 은행을 스스로 찾아오는 경험을 만들고 싶었어요.그때 눈에 들어온 게 이미 있던 '키워봐요 적금'이었어요. 저금할 때마다 캐릭터가 자라는 적금이라, 애착을 만들기에 좋은 재료였죠. 가입한 사용자는 많았지만, 막상 들여다보니 사용자가 제품을 자주 찾지는 않았어요. 자동이체만 걸어두면 캐릭터가 알아서 자랐기 때문에, 가입한 뒤에는 앱을 열지 않아도 됐거든요. 한 번 끝까지 키운 뒤 다시 가입해도 매번 같은 모습이었고요.좋은 재료가 있는데 제대로 쓰이지 않고 있었던 거예요. 그래서 이 제품을 다시 살려보기로 했어요.여러 컨셉을 거쳐 답을 찾다처음에는 막연하게, 사용자가 더 자주 들어오려면 게임처럼 재미있는 스토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여러 게임을 참고하면서 마을 주민 돕기, 고장 난 우주선 고치기처럼 기존 '키워봐요 적금'과는 다른 다양한 세계관을 다 같이 그려봤죠.그런데 구체화할수록 한 가지 의문이 생겼어요."이 게임을 하면서 왜 저금을 해야 하지?"우주선을 고치는 이야기를 쓰려면 저금할 때마다 부품을 하나씩 받는 식으로 돈과 연결되는 규칙을 만들어야 했어요. 하지만 우주선을 고치는 일과 돈을 모으는 일 사이에는 원래 아무런 관계가 없잖아요. 어색하게 느껴지는 스토리에는 늘 이런 억지스러운 연결이 필요했어요.결국 저희는 다시 '키우기'로 돌아왔어요.저금은 원래 조금씩 쌓아서 불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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