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 사는 대학 2학년 우모씨(21)는 무면허인데도 올 여름방학에 운전면허학원에 다닐 계획이 없다. 차량을 구매하기 어려운 형편인 데다 면허 취득에 100만원 가까운 비용을 쓰기도 부담스러워서다. 주변 친한 친구 다섯 명 중 면허를 딴 사람은 단 한 명, 그마저도 이른바 ‘장롱면허’다. 우씨는 “대학 남자 동기들도 거의 면허가 없다”며 “자율주행 등 기술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데 미리 면허를 따놓기 아깝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최소 100만원…치솟는 면허 비용
대학생의 방학 기간 ‘필수 코스’처럼 여겨지던 운전면허 취득이 20대 사이에서 선택지 뒤로 밀리고 있다. 100만원 안팎까지 오른 취득 비용이 부담스럽고, 면허를 따도 경제적 사정 때문에 당장 차를 구매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수도권과 대도시에서는 대중교통만으로도 충분히 생활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커진 영향도 있다.
1일 경찰청에 따르면 29세 이하 운전면허 소지자는 2021년 519만7025명에서 지난해 454만418명으로 줄었다. 4년 만에 12.6% 감소했다. 100만원 안팎인 학원비는 청년들이 면허 취득을 주저하는 대표적인 이유다. 서울 강남구의 한 운전전문학원은 학과교육 3시간, 장내 기능 4시간, 도로주행 6시간 기준 1종 보통 89만800원, 2종 자동 89만1300원을 받고 있다. 여기에 도로연수 6시간 기준 29만6000원을 더하면 비용은 120만원에 육박한다.
시간 부담도 적지 않다. 예약 대기 없이 한 번에 합격하더라도 면허를 취득하기까지 통상 2~3주 걸려 바쁜 대학생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기대 역시 면허 취득을 미루는 요인으로 꼽힌다. 아직 면허가 없는 김모씨(34)는 “요즘 차들이 꼬불꼬불한 산길도 크루즈 모드로 올라가는 걸 보니 조금만 더 버티면 면허를 안 따도 되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서울 학원 8곳뿐…방학 아니면 한산
수요 감소는 학원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찾은 서울 도봉구의 한 운전전문학원 접수 창구에는 약 10명이 대기 중이었다. 학원 관계자 A씨는 “이 정도 규모 부지를 빌리려면 월 6000만~8000만원이 드는데 수강생은 갈수록 줄고 있다”며 “한 달에 400명은 등록해야 운영이 가능한데 이제는 300명도 채우기 어려워 문을 닫는 학원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운전전문학원은 6600㎡ 이상의 장내 기능 교육장을 갖춰야 해 부지 확보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큰 편이다. 전국자동차운전전문학원연합회에 따르면 서울에서 자체 기능검정시험을 치를 수 있는 운전전문학원은 현재 여덟 곳뿐이다. 1996년 운전전문학원 제도 도입 당시만 해도 26곳이었다. 전국 단위로는 568곳에서 현재 330곳으로 감소했다.
◇싼 연수 찾다가 불법교육 노출
시간과 비용을 아껴 운전을 배우려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미등록 운전연수업체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최근 한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OO드라이브에서 같이 운전연수를 받으면 페이백을 받을 수 있다”며 동행을 찾는 글이 올라왔다. 이 업체의 자차 연수 비용은 10시간 기준 31만원 수준으로 정식 등록 업체보다 저렴했다.
경찰청에 등록되지 않은 곳에서 대가를 받고 운전교육을 하는 행위는 불법으로 2년 이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이날부터는 불법 유상운전교육 알선·광고 금지 규정도 시행돼 온라인을 통한 무등록 유상 운전교육 홍보 자체가 금지됐다.
경찰은 “미등록 업체는 교육 차량에 보조 브레이크 등 안전장치가 없거나 보험 적용 범위가 불분명한 경우가 많다”며 “사고가 나거나 교육 과정에서 분쟁이 생겨도 민원·환불 등 구제가 쉽지 않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우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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