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 백신 효과를 높이기 위한 부스터샷으로 주사 대신 패치형 백신을 활용해도 높은 면역 반응을 기대할 수 있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나왔다. 세계 각국 정부의 '결핵 퇴치' 전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평가다.
라파스는 불활화 결핵 균주를 마이크로니들 패치로 전달하는 백신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백신&면역치료제(Human Vaccines&Immunotherapeutics)'에 공개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엔 에탄올로 불활성화시킨 마이코박테리움 파라고르도나에 균주를 마이크로어레이 패치로 피부에 전달하는 결핵 백신이 활용됐다.
라파스 연구진은 여러 불활화 방법 중 세포구조와 면역 관련 항원 단백질을 가장 잘 보존할 수 있는 에탄올 처리 방식을 택했다. 라파스가 독자기술(DEN)로 만든 마이크로어레이 패치는 기존 주사와 달리 통증이 거의 없고 피부 내 항원 전달 세포에 효율적으로 백신을 전달할 수 있다.
동물실험은 BCG 백신을 기본 접종한 뒤 마이크로니들 백신을 1회나 2회 접종한 뒤 면역 반응 등을 평가했다.
그 결과 BCG 접종 후 마이크로니들 백신을 2회 투여한 그룹은 단독 BCG 접종군보다 방어 면역 반응이 높게 나타났다. 결핵균이 인체에 유입됐을 때 방어하는 T세포 등에서 인터페론 감마(IFN-γ), 종양괴사인자 알파(TNF-α), 인터류킨-2(IL-2) 생성이 증가했다. 패치형 백신이 폐와 비장 조직에 기억 T세포 생성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라파스는 백신 안전성을 확인하는 독성 평가를 이미 마쳤다. 백신 생산을 위한 균주 관리 시스템도 확보해 곧 상용화를 위한 사람 대상 임상 1상 시험 신청에 나설 계획이다.
업체 관계자는 "이번에 개발된 마이크로니들 결핵 백신은 김범준 서울대 미생물학교실 교수팀으로부터 전용 실시권을 이전 받은 원료"라며 "불활성화 백신 안전성과 마이크로니들 패치 사용 편의성을 결합해 기존 BCG백신 효과를 증폭시키는 효과적인 부스터 백신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라파스는 마이크로니들을 활용한 패치형 결핵 백신 플랫폼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짧은 기간에 백신 제형을 개발할 수 있는 데다 대량 생산도 가능해 백신이 없는 질병이나 코로나19처럼 긴급 대응이 필요한 감염병이 유행할 때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업체 측은 내다봤다.
패치형 백신은 상온에서도 유통할 수 있는 데다 의료진 도움 없이도 접종할 수 있어 개발도상국 등 보건 인프라가 열악한 지역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