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경매서 6000억 ‘역대급’ 완판…토트넘 소유주 떼돈 벌었다

1 day ago 6
문화 > 전시·공연

런던 경매서 6000억 ‘역대급’ 완판…토트넘 소유주 떼돈 벌었다

입력 : 2026.06.25 15:48

조 루이스 컬렉션 25점 예상치 웃돌며 낙찰
런던 미술시장, 브렉시트 충격 벗어날지 주목

조 루이스 컬렉션 경매가 진행되는 모습 [Sotheby’s]

조 루이스 컬렉션 경매가 진행되는 모습 [Sotheby’s]

24일 밤(현지시간)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억만장자 조 루이스(Joe Lewis)의 소장품을 앞세운 경매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며 런던 경매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밤 진행된 경매에서 루이스의 소장품 25점만으로 2억 9630만 파운드(약 6023억 원·이하 수수료 포함)의 수익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당초 예상치였던 1억 9000만 파운드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이자, 런던에서 열린 단일 소유자 미술품 경매 역사상 최고 기록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의 구단주 가문이자 바하마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억만장자 조 루이스는 런던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이번 출품지를 런던으로 고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루이스는 2024년 뉴욕 법원에서 내부 거래 혐의로 500만 달러의 벌금형을 받았으나 작년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사면된 바 있다.

출품작 중 단 한 점만을 제외하고 모두 사전 평가액을 크게 웃돌며 낙찰되었다. 경매 초반 르네 마그리트의 종이 위 과슈 작품이 최고 추정치의 4배에 달하는 1600만 파운드(약 320억 원)에 낙찰되자 장내에서 탄성이 쏟아지기도 했다.

아메데오 모딜리아니의 1917년 작 ‘목걸이를 한 누드’ [Sotheby’s]

아메데오 모딜리아니의 1917년 작 ‘목걸이를 한 누드’ [Sotheby’s]

이번 경매에서 가장 높은 가격에 낙찰된 작품은 아메데오 모딜리아니의 1917년 작 ‘목걸이를 한 누드’로 4820만 파운드(약 980억 원)에 낙찰됐다. 모딜리아니의 희귀하고 소중한 누드화 중 하나인 이 작품은 조 루이스가 1995년 1240만 달러에 매입했던 것이다.

다만 과거 다른 모딜리아니의 관능적인 누드화들이 치열한 경합을 벌였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단 한 건의 전화 응찰로만 낙찰되어 컬렉터들 사이에서 다소 심심한 경쟁이었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루치안 프로이트의 대형 초상화인 ‘사자 카펫 옆에서 자는 여인’은 2930만 파운드(약 595억 원)에 주인을 찾았다. 사회복지사를 그린 이 작품은 2008년 러시아 올리가르히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3360만 달러에 구입해 화제를 모았던 프로이트의 또 다른 명작 ‘자고 있는 복지 담당관’과 동일한 모델을 그린 작품이다.

구스타프 클림트가 1902년에 그린 ‘게르트루트 로에프의 초상(Portrait of Gertrud Loew)’은 3620만 파운드(약 735억 원)에 낙찰됐다. 헝가리 사업가의 젊은 아내를 부드럽게 묘사한 이 작품은 조 루이스가 2015년 소더비에서 2480만 파운드에 구입했던 것으로, 약 11년 만에 다시 경매에 나와 높은 수익을 올렸다.

에드가 드가의 유명한 왁스 조각을 1922년에 청동으로 주조한 ‘14세의 어린 무용수’는 2510만 파운드(약 510억 원)에 낙찰되며 변함없는 인기를 입증했다. 이 조각은 총 29개의 주조품 중 하나로, 1881년 제6회 인상주의 전시회에서 처음 선보였던 역사적 작품이다.

구스타프 클림트가 1902년에 그린 ‘게르트루트 로에프의 초상’ [Sotheby’s]

구스타프 클림트가 1902년에 그린 ‘게르트루트 로에프의 초상’ [Sotheby’s]

조 루이스의 소장품 경매에 이어 진행된 타 소유자 경매에서는 클로드 모네가 지베르니의 수련 연못을 몽환적으로 그려낸 1907년 작 ‘수련(Nymphéas)’이 출품됐다. 이 작품은 무려 4080만 파운드에 낙찰되며 루이스 외 세션을 통틀어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경매의 엄청난 성공이 브렉시트 이후 타격을 입었던 런던이 다시 세계적 미술품 거래의 중심지로서 명성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미술 시장 분석 업체 파이엑스(Pi-eX)에 따르면, 영국의 경매 매출은 브렉시트 투표 전인 2015년 34억 달러에서 작년 16억 달러로 47%나 급감한 바 있다.

그러나 하룻밤 새 3억 9340만 파운드를 벌어들인 이번 소더비 경매는 브렉시트 직전 호황기였던 2015년 2월의 3억 1000만 파운드 기록마저 넘어서며 런던 미술 시장의 완연한 회복세를 시사했다.

국제 아트 딜러 타데우스 로팍은 “이번 경매는 런던의 저력을 보여준 완벽한 사례”라며 “최고 품질의 작품이 제공된다면 사람들이 기꺼이 지갑을 연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처럼 최정상급 미술품이 시장에 대거 쏟아지는 현상은 부유한 고령층이 젊은 세대에게 자산을 물려주는 ‘거대한 부의 이동(Great Wealth Transfer)’이라는 광범위한 경제적 흐름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미국에서만 2045년까지 최대 84조 달러가 상속인에게 이전될 것으로 예상되며, 고가의 미술품 역시 이러한 자산 이전의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