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예탁금 3배로 ‘문턱’ 높여… “증시안정 효과 미지수”

5 days ago 7

단일종목 레버리지 보완방안
기존엔 주식-현금 합쳐 1000만원… 내달부터 현금 3000만원 예탁해야
상장 폐지-배율 하향은 대책서 빠져, 전문가 “변동성 낮출 근본대책 필요”

코스피 6800대 후퇴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16일 코스피 종가가 6,820.60으로 나타나 있다. 전날 6.24% 상승했던 코스피는 이날 6.37% 하락하며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코스피 6800대 후퇴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16일 코스피 종가가 6,820.60으로 나타나 있다. 전날 6.24% 상승했던 코스피는 이날 6.37% 하락하며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국내 첫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선보인 지 50일 만에 금융당국이 변동성을 줄이는 대책을 내놨다. 국내 증시로 자금을 끌어들이고 다양한 투자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과도한 투자 쏠림으로 증시 전체의 변동성을 키우는 부작용이 컸기 때문이다. 이번 대책으로 거래량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란 평가가 있지만 변동성을 줄이는 근본 대책으로는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 예탁금, 현금 3000만 원 준비해야

16일 재정경제부와 금융위원회 등 관계 기관은 단일종목 레버리지의 신규 매수를 위한 기본 예탁금을 다음 달 5일부터 1000만 원에서 3000만 원으로 높인다고 밝혔다. 다음 달 19일부터는 현금으로 3000만 원을 계좌에 둬야 단일종목 레버리지를 매수할 수 있다.

현재는 주식, ETF, 채권 등에 대해 시가의 70%까지 예탁금으로 인정한다. 계좌에 1500만 원 상당의 주식이나 ETF를 보유했다면 예탁금 1050만 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인정해 줬다. 앞으로는 이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현금으로 3000만 원 이상을 준비해야 한다. 신규 투자자뿐만 아니라 현재 단일종목 레버리지를 보유 중인 투자자들이 추가로 살 때도 적용된다. 팔 때는 이런 제한이 없다. 증권사들이 우수 고객 등에게 예탁금 기준을 완화하는 것도 금지한다. 해외에 상장된 단일종목 레버리지에도 적용된다.

금융당국은 이번 조치로 현재 12조 원 규모인 단일종목 레버리지 시가총액이 4조∼5조 원 수준으로 3분의 1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변제호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우선 규모가 줄어야 한다는 게 1차 목표”라고 말했다.

현재는 1주 단위로 거래할 수 있지만 11월부터는 20주씩 거래해야 한다. 15일 기준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주가는 삼성전자 주가의 5.6%,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주가는 SK하이닉스 주가의 1% 수준이다. 앞으로 매매 단위가 20주로 늘면 각각 112%, 20% 수준까지 높아진다. 해당 상품을 20주 미만 보유한 사람이 잔량을 처분할 때는 증권사가 직접 사들이는 방식으로 처리할 예정이다. 거래를 위해 받아야 하는 사전 교육은 현재 기본 교육 1시간, 심화 교육 1시간인데, 심화 교육을 2시간으로 늘린다.

● 변동성 축소 방안은 미비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단기간에 시가총액과 거래대금이 늘면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키웠다. 5월 27일 시총 4조4000억 원으로 상장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16개 종목의 시총은 이달 15일 기준 11조9000억 원으로 170%나 증가했다. 변동성이 크면서 손바뀜도 잦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뒤 출시돼 변동성을 크게 키웠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두 회사의 시총이 코스피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4%였지만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상장된 5월 26일에는 49%까지 커졌다. 인공지능(AI) 투자 광풍의 여파로 한국, 미국, 일본의 반도체주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레버리지로 자금이 쏠리며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왜그 더 도그’ 현상이 심해졌다. 일각에서 지적한 상장폐지, 레버리지 배율 하향 등은 이번 대책에서 빠졌다. 금융당국은 이 상품의 자산총액이나 회전율 등을 고려했을 때 상장폐지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고 봤다. 또 배율을 2배에서 1.5배로 낮추면 투자 수요가 오히려 해외 상품으로 옮겨가는 부작용도 예상됐다.

전문가들은 변동성을 낮추기 위해선 좀 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예탁금 상향과 교육으로는 수요를 꺾지 못한다는 게 중론”이라며 “레버리지 배율을 낮췄다가 단계적으로 회복시키는 등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는 방법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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