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보, 후순위채 조기상환 결국 보류… “자본 확충후 재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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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제동에 강행 방침 포기
향후 유상증자 추진 가능성
채권 투자 위축 등 혼란 우려

금융감독원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900억 원대 후순위채 조기 상환(콜옵션 행사)을 추진했던 롯데손해보험이 결국 이를 보류하기로 했다. 자본 확충 이후 다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보는 전일 한국예탁결제원에 후순위채 조기 상환을 보류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앞서 롯데손보는 8일로 예정됐던 후순위채 콜옵션 행사를 두고 금감원과 마찰을 빚었다. 롯데손보는 콜옵션 행사를 강행하려 했지만 금감원은 롯데손보의 건전성을 우려해 이를 승인하지 않았다. 지난해 말 기준 롯데손보의 지급여력비율(K-ICS)이 154.6%에 그쳐 후순위채 조기 상환을 실행하면 지급여력비율이 150% 아래로 떨어지게 된다는 이유에서였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사가 계약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핵심 건전성 지표다. 예탁결제원도 금감원의 불승인을 이유로 들며 롯데손보의 조기 상환에 제동을 걸었다.

결국 자본 확충 이후 콜옵션을 행사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롯데손보는 향후 후순위채 추가 발행이나 유상증자 등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채권 시장에는 당분간 혼란이 빚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공식적인 만기가 10년인 만큼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지만, 그간 금융사의 후순위채는 10년 만기여도 사전에 지정해 놓은 시기인 3∼5년 사이에 통상 조기 상환이 돼 왔다. 롯데손보의 후순위채 조기 상환 연기로 인해 채권 투자 심리가 얼어붙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미 일부 보험사의 후순위채 유통 금리가 오르고 있다. 한동안 중소 보험사의 채권 발행과 유통에 타격이 예상된다. 롯데손보 후순위채에 투자한 개인투자자의 피해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5년이 지나면 상환될 것이라 판단하고 투자했을 텐데, 원치 않게 돈이 묶여 버렸기 때문이다.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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