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 마누라.”
‘마누라’의 어감은 어쩐지 좋지 않다. 아내를 업신여기는 느낌부터 들기 때문이다. 술에 거나하게 취해 고성을 지르는 중년 남성이 입에 달고 살듯한 단어. 기품과는 거리가 이역만리만큼이나 먼 단어. 국어사전의 정의도 그렇다. ‘중년이 넘은 아내를 허물없이 이르는 말’.
대중문화에서도 마누라는 주로 안 좋은 어감 혹은 부정적인 분위기로 다뤄진다. 20년 전 개봉한 ‘조폭 마누라’라는 영화도 마누라의 부정적 느낌을 차용했다.
과거로 돌아가 보면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마누라가 아주 지체 높은 사람에게 쓰이는 극존칭이었기 때문이다. 이름(닉값)에 깃든 역사를 살펴보는 탐구하는 연재물 ‘사(史)와닉값’의 첫 주제다.
지체 높으신 ‘마노라’시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