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껏 실험해달라”…서울문화재단이 평균 73세 거장 5인을 불러모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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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라·김광보·김우옥·이성열·한태숙 한자리에과거 대표작 단순 재연 아닌 동시대적 재해석AI 시대에 다시 묻는 연극의 본질 등록 2026-09-09 오후 3:00:03 수정 2026-09-09 오후 3:00:03 가 가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평균 나이 73세, 최고령 92세. 한국 연극계에서 이미 ‘거장’이라는 이름표를 단 연출가 5명에게 뜻밖의 주문이 떨어졌다. “잘했던 것을 다시 보여달라”가 아닌 “마음껏 실험해달라”는 주문이었다. 한때 무대와 객석을 뒤섞고 대사를 걷어내는 파격으로 한국 연극판을 ‘가지고 놀았던’ 이들을 다시 실험실로 불러낸 사람은 송형종 서울문화재단 대표다. 송 대표는 이 한마디를 건네기 위해 김우옥·한태숙·김아라·이성열·김광보 연출을 직접 찾아다녔다. 이미 자기만의 연극 세계를 완성한 거장들에게 또다시 ‘실험’을 주문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답을 보여주는 무대가 지난 8일 서울 대학로에서 시작됐다. 서울문화재단 대학로극장 쿼드의 ‘쿼드, 연극의 질문들: 진화하는 텍스트’다. 김아라를 시작으로 12월까지 다섯 연출가의 작품이 차례로 무대에 오른다. 단순히 익숙한 작품을 다시 꺼내 보여주는 자리는 아니다. 과거의 무대를 그대로 복원하는 대신, 수십 년간 쌓아온 자신만의 무대 언어를 오늘의 관객 앞에서 다시 시험한다. '쿼드, 연극의 질문들: 진화하는 텍스트'에 참여하는 김우옥(왼쪽부터), 김아라, 한태숙, 김광보, 이성열 연출가(사진=서울문화재단).다섯 연출가가 한국 연극에 남긴 발자국도 제각각이다. 최고령인 92세 김우옥은 한국 구조주의 연극의 대가로 꼽힌다. 이야기를 따라가는 기존 연극에서 벗어나 배우의 움직임과 소리, 빛, 오브제 자체를 무대의 언어로 끌어들였다. 김아라는 공간의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는 실험으로, 한태숙은 고전의 재해석과 상징적인 오브제를 활용한 무대로 자신만의 색깔을 구축했다. 김광보는 군더더기를 덜어낸 미니멀리즘으로, 이성열은 시대의 아픔과 인간의 실존을 파고드는 묵직한 연출로 한국 연극의 외연을 넓혀왔다. 가장 먼저 다시 ‘실험대’에 오른 이는 김아라다. 지난 8일 개막한 ‘더 사운드 오브 맥베스(The Sound of Macbeth)’는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소리와 빛으로 다시 풀어낸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블랙박스 극장에서 ‘보이는 소리’와 ‘들리는 빛’을 충돌시킨다. 정동환·김성녀·송용진 등이 출연해 글자로 익숙했던 셰익스피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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