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SK실트론, PEF들 눈치싸움…국적·업황 리스크에 '셈법 복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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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협상 아닌 경쟁입찰…가격 관건
MBK, 고려아연 이슈로 인수전 부담
지배구조 리스크와 업황 변수 불호가실성
5조 매물 등장에 몸값 책정 신중론

  • 등록 2025-04-29 오후 6:11:45

    수정 2025-04-29 오후 7:45:00

이 기사는 2025년04월29일 16시11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SK㈜가 SK실트론 경영권 지분(70.6%) 매각을 본격화하며 국내 주요 사모펀드(PEF) 운용사간 치열한 탐색전이 벌어지고 있다. 몸값만 약 5조 원에 달하는 SK실트론은 올해 국내 인수·합병(M&A) 시장 최대 매물로 꼽히는 만큼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SK실트론 구미공장 전경. (사진=구미시)

초기에는 SK와 한앤컴퍼니 간 단독 협상 가능성이 점쳐졌다. 과거 SK스페셜티, SK엔펄스 CMP패드 사업부 등 여러 거래에서 협력한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SK가 국내 대형 PEF들에 폭넓게 매각 의사를 타진하면서 경쟁구도가 형성됐다. 매각 성공 가능성을 높이려는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현재 인수 후보군에는 한앤컴퍼니, MBK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PE), 스틱인베스트먼트 등이 이름을 올렸다. 한앤컴퍼니는 SK와의 긴밀한 거래 경험을 바탕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으나, 대표가 미국 국적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업계에서는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지만 국가핵심기술 심사 대상에 해당할 경우 인수 절차에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

MBK, 고려아연 분쟁 탓 적극 인수 어려워

MBK파트너스는 충분한 자금력을 확보하고 있어 단독 인수도 가능한 상황이다. IMM PE 또한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두 곳이 손잡을 경우 인수 자금 조달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컨소시엄 구성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대략적인 인수 금액이 제시되면 본격적인 협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MBK파트너스는 현재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 의혹을 받고 있어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국회는 물론 미국 정치권에서도 MBK가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확보한다면 비철금속 제련 등 국가 핵심기술이 중국 등에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만큼, 또 다른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의 딜에 나서는 데 부담이 있다는 관측이다.

PE 업계 한 관계자는 “현행 법률상 문제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나 최근 MBK파트너스가 국가기간산업 경영에 참여하려는 시도에 대해 경계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만큼 인수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가격 협상이 관건…업황·지배구조 리스크 잔존

가격 협상이 매각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단독 협상이 아닌 경쟁구도인 만큼 매각 측과 원매자 간 눈치싸움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웨이퍼 업황 둔화, 대규모 설비 투자 부담 등은 인수 후보들의 몸값 책정에 신중함을 요구하는 요인이다.

또 다른 리스크로는 최태원 회장이 SPC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SK실트론 지분 29.4% 문제가 있다. 최 회장은 현재 이혼 소송 중으로, 재산분할 이슈에 따라 해당 지분의 소유권이 변동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인수자가 이 지분을 통제할 수 없게 될 경우, 경영권 리스크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결국 이번 거래는 원매자들의 리스크 감수 여력과 매각 측의 가격 기대치 간 절충 여부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이 부채비율 개선을 위해 빠른 매각을 원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매각가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오히려 거래 성사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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