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제너시스, 신사업 투자 사실상 실패…BBQ 부담만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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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시스, BBQ로부터 용역·배당으로 2913억 수취
대여금도 1650억원…신사업 위한 공격적 자금조달
대부분 투자처 ‘적자 지속’…지난해에만 207억 손실
BBQ 재무건전성은 악화…“무리한 투자” 지적 불가피

  • 등록 2025-05-01 오전 6:55:25

    수정 2025-05-01 오전 6:55:25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제너시스가 제너시스BBQ로부터 배당금, 용역 대금, 대여금 등의 형태로 막대한 자금을 조달해 신사업에 잇따라 투자하고 있지만 잇단 실패로 쓴맛을 보고 있다. 투자한 기업에서 손실이 누적되고 있는데다 대부분이 치킨프랜차이즈와의 연관성이 짙어 사업다각화 측면에서도 부족하다는 평가다. 특히 투자 과정에서 제너시스BBQ의 차입부담이 확대돼 지주사의 무리한 투자가 계열사의 건전성을 해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 (사진=제너시스BBQ)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너시스가 지난 10년 간 제너시스BBQ로부터 용역 수익과 배당금 명목으로 수취한 금액은 총 2913억원에 달한다. 용역 수익이 1421억원, 배당금이 1492억원이다.

제너시스는 제너시스BBQ 지분 100%를 보유한 지주회사로 주요 주주는 윤홍근 회장(5.46%)과 아들 윤혜웅(62.6%), 딸 윤경원(31.92%) 등 윤 회장 일가로 구성된다. 용역 수익은 지주사가 경영 컨설팅 등의 명목으로 계열사에 용역을 제공하고 받는 수익을 말한다.

제너시스는 제너시스BBQ 외 다른 계열사들과도 용역 계약을 맺고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용역 수익이 매출의 일정 비율에 따라 산정되는 구조인 만큼, 매출 규모가 가장 큰 제너시스BBQ에서 나오는 수익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제너시스의 지난 10년 간 용역 수익을 보면 매해 평균 140억원의 매출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제너시스의 용역 수익과 배당금은 2021년 이후 크게 증가했다. 실제 2021년부터 2024년까지 평균 용역 수익은 157억원으로, 2014~2020년 평균 113억원보다 38.9%, 전체 평균 140억원 보다는 12.1% 많았다. 전체 배당금 1492억원 중 98.1%에 해당하는 1464억원도 이 기간에 집중됐다.

공교롭게도 신사업 투자 시점 역시 용역 수익·배당금·대여금이 급증한 시기와 맞물린다. 제너시스가 BBQ로부터 자금을 공격적으로 조달해 신사업에 투입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같은 기간 제너시스는 BBQ로부터 총 1650억 원을 차입했다는 점도 이러한 분석에 힘을 싣는다.

실제 2021년 4곳이던 제너시스의 지분법 적용 투자회사는 지난해 말 기준 9곳으로 늘었다. 이 기간 투자한 주요 기업은 △무풍지대 △제너시스네이처 △제너시스 월트 파트너스 PTE △BBQ 베트남 △상해비비객찬음관리유한공사 등이며, 총 투자금액은 약 600억 원에 달한다.

문제는 공격적인 차입을 통해 단행한 투자가 성과는커녕 부담만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제너시스가 투자한 업체 대부분이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제너시스의 당기순이익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제너시스의 지분법피투자기업 9곳의 지난해 당기순손실 규모는 207억원으로 전년 42억원 대비 5배 가까이 늘었다. 제네시스 월드 파트너스와 제네시스 베트남을 제외한 7곳의 업체가 적자를 기록했다. 순자산이 마이너스(-)인 업체도 5곳에 달했다.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도 제너시스가 투자한 업체들의 사업이 그룹의 본업인 치킨 프랜차이즈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실질적인 신성장 동력 확보보다는 계열사 간 내부 거래를 확대하는 데 그치고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 자금 조달 과정에서 제너시스BBQ의 재무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실패한 투자라는 분석도 나온다. 제너시스BBQ는 제너시스에 대규모의 대여금과 배당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차입금이 큰 폭으로 늘었다.

특히 최근 제너시스BBQ가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위메프 인수전에 출사표를 냈다는 점에서 우려는 더욱 클 수밖에 없다. 회생기업을 인수한 이후 지원에 나섰다 자칫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제너시스BBQ는 이커머스 업체 ‘위메프’ 인수를 위한 인수의향서(LOI)도 제출했다.

제너시스BBQ의 지난해 말 기준 차입금의존도는 50.8%로 전년 42.1% 대비 8.7%포인트(p) 상승했다. 통상 신용평가업계에서는 기업의 적정 차입금 의존도를 30%로 본다.

제너시스가 신사업 투자에 적극 나선 지난 3년간 차입금의존도를 보면 △2022년 40.8% △2023년 42.1% △2024년 50.8%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제너시스BBQ가 2020년까지 차입을 최소화하는 경영기조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뼈아플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유동성도 크게 악화됐다. 제너시스BBQ의 지난해 말 기준 유동비율은 73%로 적정 수준인 150%에 한참 못 미친다. 차입금에서 현금을 제외한 순차입금도 같은 기간 501억원에서 1001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제너시스BBQ의 차입금 중 만기가 1년 미만인 단기차입금 비중이 87.2%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불확실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제너시스 관계자는 “현재 본업의 연관성과 트렌드에 맞춰 지속적으로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성과 측면에선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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