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명 중에도 민주주의 투쟁 멈추지 않았다”…김대중 서한문 42년 만에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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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명 중에도 민주주의 투쟁 멈추지 않았다”…김대중 서한문 42년 만에 귀환

입력 : 2026.04.02 16:15

美 정치권에 보낸 민주화 서한
日 교수 42년 보관 끝 기증
5·18 이후 인권 상황 국제화
‘민주화 외교’ 전략 실물 확인

김정현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 관장(왼쪽)과 도모히토 시노다 교수가 2일 열린 ‘김대중 서한문 기증식’에서 서한문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송민섭 기자]

김정현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 관장(왼쪽)과 도모히토 시노다 교수가 2일 열린 ‘김대중 서한문 기증식’에서 서한문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송민섭 기자]

김대중 전 대통령이 망명 시절 미국 정치권에 보낸 서한문이 42년 만에 국내로 돌아왔다. 단순한 개인 서신을 넘어 망명 중에도 국제사회 설득을 이어간 ‘민주화 외교’의 실체를 보여주는 기록이라는 평가다.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은 2일 목포 기념관에서 일본 국제대 도모히토 시노다 교수로부터 ‘김대중 서한문’을 기증받고 기증식을 개최했다.

기증된 서한문은 1984년 8월 6일 김 전 대통령이 미국 상원의원 에드워드 케네디에게 보낸 편지로, 당시 한국의 민주주의와 인권 상황을 설명하고 국제사회의 관심과 역할을 요청하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서한에는 “요청이 있다면 언제든 직접 찾아가 한국 민주주의를 설명하겠다”는 취지의 내용이 포함돼 눈길을 끈다. 기념관 측은 이를 두고 “망명 기간에도 민주주의를 위한 설득과 투쟁을 멈추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문구”라고 평가했다.

이 서한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이후 이어진 민주주의 억압 상황을 국제사회에 알리려는 맥락에서 작성된 것으로 해석된다. 5·18 이후 한국의 정치 현실을 해외에 전달하고 이를 국제적 민주주의 문제로 확장하려는 시도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미국 상원의원 에드워드 케네디에게 보낸 서한문. 일본 국제대 소속 도모히토 시노다 교수가 보관하고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에 기증했다. [송민섭 기자]

김대중 전 대통령이 미국 상원의원 에드워드 케네디에게 보낸 서한문. 일본 국제대 소속 도모히토 시노다 교수가 보관하고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에 기증했다. [송민섭 기자]

특히 서한은 김 전 대통령이 망명 기간 펼친 ‘민주화 외교’ 전략의 전형으로 평가된다. 민주화 외교란 국내 정치 문제를 국제사회에 알리고 외부 압력을 통해 변화를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군사정권 아래에서 제한된 정치 활동을 보완하는 전략이었다.

실제로 김 전 대통령은 미국 정치권과 언론을 동시에 겨냥한 활동을 이어갔다. 서한과 함께 미국 유력 언론 기고문 등이 확인되면서 정치권 접촉과 여론 형성을 병행한 ‘이중 전략’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기증자인 시노다 교수는 1980년대 미국 유학 시절 케네디 의원실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며 해당 서한을 접한 뒤 보관해왔다. 이후 여러 차례 이사를 거치는 과정에서도 자료를 유지해오다 최근 학회를 계기로 존재를 떠올리고 기증을 결정했다.

시노다 교수는 “자료를 잃어버리지 않고 보관해온 것이 다행이라 생각한다”며 “많은 사람들이 이 편지를 통해 김대중 대통령의 민주주의 정신을 확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정현 기념관 관장은 “이 자료는 망명 중에도 멈추지 않았던 민주주의 투쟁의 기록”이라며 “전시를 통해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의 가치를 널리 알리겠다”고 밝혔다.

기증된 서한문은 오는 6월 ‘6·15 남북공동선언’ 26주년을 맞아 열리는 특별전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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