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급락해 약 한 달 만에 ‘7천피’로 밀려났다. 메타의 클라우드 사업 진출 소식이 반도체 투자심리를 냉각하면서 아시아 증시가 대체로 하락했지만 코스피지수 낙폭은 유독 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쏠림이 심한 상황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변동성을 증폭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 레버리지 ETF가 낙폭 확대
2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7.89% 급락해 7648.09에 마감했다. 코스피지수가 7천피에 진입한 것은 약 20일 만으로, 지수 수준은 지난달 6일(7484.41) 후 최저치다.
코스피지수 상승세를 이끌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폭락이 지수 급락의 주원인이었다. 삼성전자는 이날 9.06% 하락해 28만600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30만원 아래에서 마감한 것은 지난달 11일 이후 15거래일 만이다. SK하이닉스는 14.57% 폭락해 210만8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전닉스’가 급락한 것은 메타가 잉여 컴퓨팅 자원으로 클라우드 사업을 한다고 발표하면서 반도체 수요 피크아웃 가능성이 제기된 영향이다.
7천피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장중 메타와 관련한 우려가 지나치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낙폭을 줄여 8천피를 회복했지만 장 막판 갑자기 낙폭이 8.27%까지 확대됐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인공지능(AI) 수요가 둔화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데도 관련 기업 주가가 무자비하게 폭락했다”고 말했다.
장 막판 급락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거래에 따른 리밸런싱 수요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급락하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상장시킨 자산운용사와 유동성공급자(LP) 역할을 하는 증권사가 레버리지 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현물과 선물을 매도하는 과정에서 낙폭이 커졌다는 것이다. 이는 옵션시장에서 가격이 오를수록 기초자산을 더 사고, 내릴수록 파는 ‘쇼트 감마’ 헤지가 추종하는 방향성을 강화하고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것과 비슷한 흐름이다.
이날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30%대,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19~-18% 하락했다.
일본 등 아시아 지역 증시를 보면 한국과 비슷한 시간대에 하락세가 나타났지만 낙폭은 한국보다 훨씬 작았다. 이날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2.47% 하락했고, 상해종합지수는 2.03% 내렸다.
◇ 조그만 악재에도 예민한 코스피
최근 한 달 새 이와 비슷한 양상의 급락은 다섯 차례 있었다. 부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이슈에 시장이 반응하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이를 증폭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지난달 초 브로드컴 실적 발표 이후 연이어 나타난 검은 금요일과 월요일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3일 브로드컴은 실적 발표에서 올 3분기 AI 반도체 매출 전망을 시장 전망치보다 낮게 제시했다. 실적 악화가 아니라 ‘서프라이즈 미달 가능성’만으로 투매가 나타났다. 코스피지수는 이튿날인 5일 5.54% 폭락했다. 다음 거래일인 8일에도 반도체 고점 논란이 계속되면서 8.29% 추가로 내렸다.
지난달 23일 코스피지수가 9.99% 폭락했을 때도 국내 기업의 펀더멘털과 관련한 이슈가 아니었다. 마이크론 실적 발표 직전 차익 실현 움직임, 국회에서 있었던 ‘미실현 이익 과세’ 토론회 등이 주가 하락의 트리거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급락은 마이크론 실적 발표 후 견조한 수요가 확인되면서 24~25일 급등으로 만회됐다.
전문가들은 이런 시장의 반응이 지나치다고 보고 있다. 냉각된 투자심리가 살아날지는 삼성전자 실적 발표에 달려 있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7일 올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다. 이어 SK하이닉스는 10일 미국 증시에 주식예탁증서(ADR)를 상장하고, 29일 잠정 실적을 내놓는다. 삼전닉스의 올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을 웃돌면 반도체 중심의 랠리가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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