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가 2024년 12월 4일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한 수배 전단. 멕시코 마약 조직 수장 ‘네메시오 오세게라 세르반테스’ AP/뉴시스
멕시코 최대 카르텔(기업형 범죄 조직)을 이끌어온 네메시오 오세게라 세르반테스(60·별명 ‘엘 멘초’)가 군의 끈질긴 추격 끝에 숨졌다. 멕시코군은 그의 연인을 밀착 감시해 은신처를 찾아냈으며, 도주하던 그를 숲속에서 제압했다.
23일 멕시코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국방부와 국가방위군, 안보 내각이 공조해 국제적 수배범인 엘 멘초를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며 “이번 작전으로 발생한 모든 혼란은 연방 보안군이 통제했으며, 현재 할리스코주의 평화와 치안은 모두 회복된 상태”라고 밝혔다.
● 연인 미행해 은신처 급습…헬리콥터 안 ‘허망한 최후’
멕시코군이 마약 조직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의 수장 ‘엘 멘초’(네메시오 오세게라)를 사살한 다음 날인 2026년 2월 23일, 멕시코시티의 한 가판대에 관련 소식을 전하는 신문들이 걸려 있다. AP/뉴시스
수년간 위치를 파악하기 어려웠던 엘 멘초가 꼬리를 잡힌 건 그의 연인 때문이었다. 리카르도 트레비야 트레호 멕시코 국방장관은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엘 멘초의 연인 중 한 명을 수개월간 추적했다고 밝혔다.
멕시코와 미국 정보당국은 이 연인과 엘 멘초가 만날 수 있도록 돕는 협력자가 있다는 사실을 파악해 수개월간 뒤를 쫓아왔다. 그러다 지난 20일, 움직임이 포착됐다. 이 협력자가 연인을 할리스코주의 휴양 마을인 타팔파의 한 저택으로 향하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리카르도 트레비야 트레호 멕시코 국방장관(왼쪽)이 지난 23일 멕시코시티 국립궁전에서 열린 일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뒤편으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이 발언을 지켜보고 있다. AP/뉴시스
멕시코 군과 미국 정보당국은 곧바로 급습 작전을 세워 타격에 나섰다. 이윽고 군부대가 은신처를 포위하자, 엘 멘초는 경호원 2명과 함께 뒷문을 통해 인근 숲으로 급히 몸을 숨겼다. 하지만 미리 길목을 지키고 있던 특수부대와 맞닥뜨리면서 치열한 총격전이 벌어졌다.이 과정에서 엘 멘초와 경호원들은 온몸에 총상을 입고 쓰러졌다. 군은 현장에서 이들을 붙잡아 헬기를 이용해 멕시코시티로 옮기려 했으나, 이송 도중 모두 숨졌다. 15년 넘게 군과 경찰을 비웃으며 세력을 넓히던 마약왕의 허망한 최후였다.● 카르텔 ‘피의 보복’…멕시코 “전체 사망자 최소 70명”
멕시코 마약 조직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의 수장 ‘엘 멘초’(네메시오 루벤 오세게라 세르반테스)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뒤인 2026년 2월 22일, 할리스코주 과달라하라의 한 파손된 슈퍼마켓 앞에 불에 탄 차량이 놓여 있다. AP/뉴시스
수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카르텔 조직원들은 광기 어린 보복에 나섰다. 이들은 전국 20개 주에서 트럭과 버스를 탈취해 도로 250여 곳을 점거하고 불을 질렀다.
특히 엘 멘초의 오른팔로 알려진 ‘엘 툴리’는 군인 1명을 살해할 때마다 약 130만 원을 주겠다며 조직원들을 선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군은 보복을 주도한 그를 추격 끝에 사살하고 현장에서 18억 원 규모의 현금을 압수했다.
오마르 가르시아 하르푸치 보안장관은 “조직원들이 국가방위군을 기습 공격해 군인 25명이 전사했으며, 현재까지 확인된 전체 사망자는 최소 70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