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불허전 허진호의 연출력은 왜 ‘암살자(들)’에서 아쉬운 것일까 [논설실 Pick]

1 week ago 27

경제 > 경제 정책 명불허전 허진호의 연출력은 왜 ‘암살자(들)’에서 아쉬운 것일까 [논설실 Pick] 영화 보니 오해의 단초는 다큐 ‘섞어넣기’러닝타임 내내 실제 사건 영상·소리 넣어관객은 ‘실재보다 더 실재’ 느낌 받을 수도 1998년 개봉한 허진호 감독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속 한 장면. 주인공(한석규)이 아버지(신구)에게 TV 리모컨 작동법을 설명하고 있다. 감독 허진호는 ‘리모컨’으로 대한민국을 울렸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생이 얼마 남지 않은 주인공(한석규)이 아버지(신구)에게 TV 리모컨 조작법을 알려주는 장면에서 눈물샘이 터진다. 공교롭게도 필자는 이 영화가 개봉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천붕의 아픔을 겪었다. 영화를 다시 볼 때 마다 리모컨 신에서 오열하게 된다.며칠 전 그의 신작 ‘암살자(들)’을 봤다. 200만 관객 돌파 소식이 들렸던 개천절 연휴. 이른 시간인데 객석의 40%가 채워졌다. 영화의 만듦새에서 허진호의 이름값을 확인한다.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모티브로 전후 상황을 밀도 있는 상상력으로 끌고 간다. 여기에서 분명히 해야 할 게 있다. 피살이라는 사건의 앞뒤로 붙는 상황은 인과성이 없는 허구적 설정이다. 그런데 만든 이가 허진호다. 다이소에서 초강력 본드를 사다 쓴 것처럼, 허구의 전후 상황이 딱딱 붙는다. 이 접착 기법이 불편한 관객은 기껏 돈을 쓰고 본드 냄새에 두통이 올 수 있다.영화를 보며 2005년 서초동 법원·검찰을 취재하던 때가 떠올랐다. 도돌이표처럼 당시에도 박정희 전 대통령을 둘러싼 영화적 상상력을 두고 논란이 있었다. 10·26을 다룬 임상수 감독의 ‘그때 그사람들’이다.(들에 괄호 없다)상영을 막아달라는 박 전 대통령 가족의 가처분 신청에서 재판부는 부마 민주항쟁과 김수환 추기경이 추모사를 낭독하는 장면 등 특정 다큐 3개를 삭제하고 상영하라고 결정했다. 예술계의 반발이 거셌는데 재판부의 판단은 이러했다. 실제 인물을 모델로 한 영화에서 별다른 설명 없이 삽입된 다큐 영상은 관객이 영화가 실제라는 인식을 심어줄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2005년 법원으로부터 다큐 영상 대목을 삭제하고 상영하라는 결정을 받았던 임상수 감독 영화 ‘그때 그사람들’. ‘암살자(들)’은 당시 법원 결정을 떠오르게 한다. 허진호는 131분의 러닝타임 내내 실제 다큐 영상과 음성을 집어넣는다. 실재(다큐 영상·음성)와 상상력의 교차 편집. 물론 자막으로 허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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