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미국 월마트에 에르메스 ‘버킨백’과 빼닮은 가방이 등장했다. 품질엔 큰 차이가 없지만 가격은 150분의 1 수준. 차이는 로고가 없다는 점 정도였다. 일종의 가품이지만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고, 월마트에서 파는 버킨백이라는 의미의 ‘워킨백’으로 불리며 단숨에 완판됐다.
글로벌 젠지(Gen-Z·Z세대)가 열광하는 ‘듀프(Dupe) 문화’의 시작은 ‘짝퉁’이었다. 듀프는 복제품을 뜻하는 ‘듀플리케이트(duplicate)’를 줄인 말로, 고가 브랜드의 복제품을 의미한다. 젠지는 품질은 비슷한데 가격이 저렴한 제품을 ‘부끄러운 가짜’가 아닌 ‘합리적인 대안’으로 여겼고 듀프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지난해부터 젠지 사이에서 인기를 끈 오왈라 텀블러도 듀프를 타고 성장했다. 인기 텀블러 스탠리보다 최대 50% 싼 가격에 품질도 좋다는 입소문을 탄 덕분이다.
최근에는 듀프의 의미가 ‘로고리스’로 확장됐다. ‘룰루레몬 듀프’ 등 유명 브랜드의 복제품에 환호하던 소비 트렌드가 스타일은 좋은데 로고(브랜드)가 없고 값싼 대체제를 찾는 라이프스타일로 진화한 것이다.
유니클로(사진)와 자라, 무신사 스탠다드 등 SPA(제조·유통 일괄형 브랜드)가 호황을 누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가격이 낮을 뿐만 아니라 기능성도 좋은 제품이 새로운 소비 트렌드에 딱 들어맞았기 때문이다. 유니클로의 대표적인 기능성 제품 히트텍과 에어리즘 등은 유행에 관계없이 계절마다 찾는 필수재로 자리 잡고 있다. 르메르, JW 앤더슨 등 디자이너 협업 전략을 통해 기본 제품에 ‘럭셔리 감각’도 입혔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은 지난해 9월~올해 2월(2026회계연도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8% 증가한 2조600억엔(약 19조218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1.7% 늘어난 4000억엔에 달했다. 사상 최대 실적이다. 해외 부문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2.4%, 37.4% 급증하면서 호실적을 이끌었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맥킨지는 “소비자들은 듀프를 부끄러운 게 아닌 영리한 대안으로 여기고 있다”며 “유니클로는 미니멀하고 로고가 없는 제품을 통해 수혜를 누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통업계에서는 브랜드 충성도가 약해진 ‘듀프 시대’에 언제든 신흥 강자가 등장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나이키 시대가 저물고 일본 아식스가 주목받은 것도 브랜드보다 기능성을 중시하는 흐름의 연장선”이라며 “브랜드의 이름값보다 기능성과 가성비가 더 중요해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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