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자극하면 안된다"…美 '민주 텃밭' 주민들, 최저임금 인상에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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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이 ‘월급 인상’보다 ‘물가 잡기’를 더 중요하게 여기기 시작했다. 인플레이션으로 생활비 부담이 커지자 최저임금 인상안에 잇따라 제동이 걸리고 있다.

지난 2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주 오클라호마주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안이 주민 투표에서 찬성 45%, 반대 55%로 부결됐다. 시간당 7.25달러인 최저임금을 3년에 걸쳐 15달러로 올리는 안이었다. 오클라호마는 진보 진영이 주민 발의 제도를 활용해 최저임금 인상을 추진해온 대표 지역이다. 인근 미주리와 아칸소에서는 지난 20년간 최저임금 인상안이 주민 투표에서 다섯 차례 통과됐다.

이번에는 달랐다. 고물가가 장기화해 임금 인상에 따른 혜택보다 생활비 상승을 우려하는 여론이 우세했다. 기업 단체와 보수 성향 싱크탱크는 “모든 물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물가를 더욱 자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경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도 응답자의 약 75%가 ‘시간당 15달러 최저임금은 청년층 고용을 줄이고 자동화를 촉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저임금이 1달러 오를 때마다 소비자물가가 최대 5.5% 상승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지난해 패스트푸드 업종 최저임금을 20달러로 인상한 뒤 패스트푸드 가격이 14% 이상 상승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부정적 흐름은 다른 지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2024년 시간당 18달러 최저임금 인상안이 주민 투표에서 부결됐다. 캘리포니아에서 주 단위 최저임금 인상안이 부결된 것은 처음이다. 워싱턴DC도 지난해 주민 투표를 통해 가결된 종업원 최저임금 인상안을 식당 고객의 반발로 시의회가 철회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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