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투자이민 통계가 가리키는 방향…공공 인프라 프로젝트의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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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투자이민 통계가 가리키는 방향…공공 인프라 프로젝트의 부상

이유리

입력 : 2026.03.26 16:21

[이유리의 미국투자이민 키워드] 2026년 3월, 미국 이민국(USCIS)은 2025년 7월~9월 미국투자이민(EB-5) 접수 및 심사 현황 분기별 보고서를 업데이트했다. 이번 보고서는 수치 공개를 넘어, 현재 EB-5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지를 읽을 수 있는 중요한 단서들을 담고 있다.

우선 눈에 띄는 변화는 수요의 구조적 조정이다.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한 기존 주요 투자국의 접수 감소가 확인되면서 전체 대기자 증가 속도는 이전보다 완만해졌다. 이는 시장의 열기가 식었다기보다 투자자들의 선택 기준이 보다 전략적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승인율은 전 분기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이민국의 심사 흐름 역시 일정한 안정 구간에 진입한 모습이다.

세부 지표를 보면 I-526E 접수 건수는 전년 대비 1500건 이상 증가했지만, 처리 속도는 여전히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는 EB-5 제도가 여전히 ‘수요 초과 시장’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동시에 리저널센터 프로그램의 거절률이 직접 투자 대비 낮게 유지된 점은 구조적으로 검증된 프로젝트 중심으로 투자자들이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변화는 지역별·카테고리별 흐름이다. 그동안 수요가 집중됐던 농촌(Rural) 및 고실업지역(HUA) 접수가 감소하는 흐름이 확인되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이 새로운 선택지로 이동하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공공 인프라’다.

공공 인프라는 2022년 투자이민 개혁법(RIA) 이후 신설된 카테고리로, 전체 비자의 2%라는 제한된 비율이지만 실제 수요는 상대적으로 낮은 상태를 유지해왔다. 최근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인프라 카테고리 대기자는 약 1000명 수준으로 다른 카테고리에 비해 현저히 작은 규모다. 이는 곧 동일한 투자금으로 더 빠른 수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적 여유를 의미한다. 실제로 현재 비자 상태 역시 ‘Current’를 유지하고 있어, 국가별 쿼터에 따른 제한 없이 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되어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국 투자자들의 선택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2025년 들어 한국 투자자들은 인프라 프로젝트를 가장 적극적으로 선택한 집단으로 자리 잡았고 실제 승인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도 한국 시장의 이러한 움직임을 중요한 선행 지표로 해석하고 있으며, 글로벌 투자자들 역시 점차 같은 방향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특히 투자이민 전문 블로거인 Lucid EB-5 Blog에서도 한국 시장의 인프라 프로젝트 사례를 주목하며, 국민이주㈜의 실제 접수 및 승인 사례를 인용해 분석한 바 있다. 이는 특정 국가의 일시적 선택을 넘어,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한 업계 전반과 투자자들의 관심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공공 인프라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구조에 있다. 기존 EB-5 프로젝트 다수가 민간 개발사의 분양 성과나 시장 상황에 영향을 받았다면, 공공 인프라는 전혀 다른 기반 위에서 설계된다. 대표적인 사례인 보스턴 벙커힐 프로젝트는 공공기관이 주도하는 공공주택 재개발 사업으로 상환 재원이 공공 임대 수익에 기반한다. 여기에 도시 재정 신용이 결합하면서 투자 구조 자체가 보다 안정적으로 설계된다. 이는 투자자 입장에서 수익률보다 ‘회수 가능성’과 ‘예측 가능성’을 중시하는 흐름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

더 나아가 인프라 투자는 이중적인 안전 구조를 갖는다. 우선 2%의 전용 비자 할당을 활용하면서도, 상황에 따라 전체 비자의 68%를 차지하는 일반(Unreserved) 비자 풀로의 접근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는 투자자가 하나의 경로에만 의존하지 않고, 보다 유연한 전략을 가져갈 수 있게 만든다.

한편, 조건부 영주권 해지 신청(I-829) 통계에서도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난다. 2025년 4분기 기준 심사 건수는 소폭 증가했으며 승인율은 약 90% 수준을 유지했다. 평균 처리 기간은 12.8개월로 다소 늘어났지만 전반적인 승인 흐름은 안정적인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초기 투자 단계뿐 아니라, 최종 영주권 전환 단계에서도 제도가 일정한 신뢰 구간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이번 USCIS 통계가 말하는 핵심은 분명하다. EB-5 시장은 여전히 유효한 경로이지만, 그 안에서의 선택 기준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수속 속도, 구조의 안정성, 그리고 정책적 방향성까지 고려한 전략적 접근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그 변화의 중심에 공공 인프라가 있다. 그리고 지금은, 그 흐름이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직전의 구간에 가깝다.

[이유리 객원칼럼니스트(국민이주 미국변호사)]

< 이유리 국민이주 미국변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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