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등록 이민자의 자녀로 미국에 살고 있는 두 청소년 G와 B. G는 가정 폭력에 시달리고, B는 어머니가 미국을 떠나 혼자 생계를 꾸려야 한다. 집에서도 사회에서도 ‘시민권’이 없어 기댈 곳 없는 두 아이는 서로 의지하며 가까워진다. 그러다 G가 대학 진학에 성공하고 시민권을 얻게 된다. 굳건했던 둘의 관계에는 균열이 가기 시작하는데….
총 2막으로 구성된 극은 1막에서 장면이 빠르게 전환된다. 두 인물이 미등록 이민자로서 부딪치는 ‘현실’과 서로를 위하는 소년 소녀의 ‘우정’을 짧은 대화로 교차하며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무대 한가운데 불편하게 쌓여 있던 나무판자들이 눈길을 끈다. 이 판자들은 막이 전환될 때 하나씩 조립되며 2막에서 집으로 변한다.
해당 연극은 ‘지역’을 주제로 하는 ‘두산인문극장 2025’의 첫 시리즈. 사랑과 우정이란 보편적 이야기로 ‘지역 사회 구성원의 조건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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