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군비 경쟁 속 中 미사일 생산 급증…시진핑 집권 후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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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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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지난해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미사일 생산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중국 간 군비 경쟁이 격화 속에 중국의 미사일 기업들이 대규모 신규 주문을 받으며 사상 최고 수준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 中 미사일 생산 급증

18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양대 국영 미사일 기업인 중국항천과공집단(CASIC)과 중국항천과기집단(CASC) 등 중국 상장사들의 공시를 분석한 결과, 핵심 미사일 부품을 생산한다고 밝힌 기업이 지난해 81곳으로 늘었다. 이는 시 주석 집권 첫해인 2013년의 두 배를 웃도는 규모다. 이들 기업 중 지난해 매출 자료를 공개한 80곳 가운데 37.5%는 시진핑 집권 이후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미중 군비 경쟁 속 中 미사일 생산 급증…시진핑 집권 후 최고

지난해 중국 미사일 공급망 기업들의 총매출은 1890억위안(약 280억달러)으로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국 300대 상장사의 전체 매출이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미사일 프로그램 확대를 위해 신규 주문을 대폭 늘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미사일 보유 규모 역시 늘었다. 중국 정부는 미사일 보유 규모를 공식적으로 공개하지 않지만, 미국 국방부는 중국이 2024년 기준 최소 3150기의 탄도미사일과 300기의 지상 발사 순항미사일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이 관련 추정치를 체계적으로 공개하기 시작한 2015년과 비교하면 탄도미사일은 147%, 지상 발사 순항미사일은 50% 늘어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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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생산 확대는 최근 군 수뇌부 숙청과 맞물려 더 주목된다. 시 주석은 최근 몇 년간 미사일 전력을 관장하는 인민해방군 로켓군 지도부를 포함해 군 고위 인사를 대거 교체했다. 그럼에도 미사일 공급망 기업들의 실적은 빠르게 개선된 것이다. 군 내부 부패 조사를 진행하는 동시에 핵심 전력 증강은 늦추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대만 압박 전략 연장선

미사일 전력 강화의 가장 핵심 배경은 대만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공산당은 유사시 대만을 압박하거나 봉쇄하기 위해 대규모 미사일 전력이 필요하다. 괌 등 인도·태평양 지역의 미군 거점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도 중국에 필요한 전략적 억지력으로 꼽힌다.

베카 와서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애널리스트는 “미국과 중국 모두 상대를 화력에서 압도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재고를 쌓으려 하고 있다”며 “잠재적 충돌 상황에서도 상대보다 더 오래 버틸 수 있는 능력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선 국영기업과 민간기업이 촘촘히 연결된 미사일 공급망도 군사력 증강에 한몫했다. 중국은 민군 융합을 통해 민간기업의 기술력을 군사력 강화에 활용해왔다. 시 주석은 인민해방군 창설 100주년인 2027년까지 ‘세계 일류 군대’를 건설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민간 첨단 제조기업들이 미사일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떠올랐다.

대표 사례 업체가 ‘우한 가이드 적외선’이다. 이 회사는 적외선 센서를 생산하는 민간기업이다. 사스 사태 당시 체온 측정 장비로 주목받았다. 이후 방산 분야로 사업을 넓혔고, 현재는 매출 대부분이 군수 분야에서 나오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매출은 방산 사업 회복에 힘입어 전년 대비 73% 급증했다.

양쯔광전자는 CASIC에 광섬유 코일을 공급한다. 이 부품은 항공우주 장비와 탄도·순항미사일의 정밀 항법 시스템에 쓰인다. 블룸버그가 확인한 81개 기업은 적외선 센서, 스텔스 코팅, 광섬유 코일, 3D프린팅 금속, 내장형 컴퓨터 등 다양한 부품을 생산한다. 이 가운데 22곳은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양쪽에 모두 부품을 공급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15곳은 순항미사일 관련 부품에 집중하고 있다.

◇ 세계 겨눈 中 미사일

중국의 미사일 전력은 이미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넘어 세계 대부분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의 대표 미사일인 둥펑 계열은 대만과 일본, 괌을 포함한 제2 도련선 일대를 타격할 수 있다. DF-26은 괌을 겨냥할 수 있어 ‘괌 익스프레스’로 불린다. 지난해 열병식에서는 YJ-21, YJ-17 극초음속 대함미사일과 신형 DF-61도 공개됐다.

존 밴 오데나렌 블루패스랩스 연구원은 “최근 대만 문제와 관련해 미국의 군사적·정치적 행동 가능성에 맞서 방어하고 억지해야 한다는 중국의 인식이 더욱 강화됐다”며 “미국의 이란·베네수엘라 공격이 중국 지도부에 대응 필요성을 더 키웠다”고 분석했다.

다만 중국의 미사일 생산 확대가 계속될지는 불확실하다. 올해 중국 국방예산 증가율은 7%로, 2022년 이후 가장 낮다. 경기 둔화 속에서 재정 지출 효율성이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 주석도 지난 3월 군 관계자 회의에서 “예산 한 푼도 허투루 쓰지 말고 꼭 필요한 곳에 투입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군 내부 부패 조사도 변수다. 방산업체 경영진과 연구자들에 대한 조사가 이어지면 조달 과정이 엄격해지고 일부 주문이 지연될 수 있다. 싱가포르 S.라자라트남 국제연구원 소속 양쯔 연구원은 “인민해방군 지도부가 장비 품질이 공식 기준에 부합하도록 하기 위해 조달 절차를 더욱 엄격히 할 것으로도 예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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