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진 정책위의장 등 민주당 의원 50여 명과 함께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조희대 대법원장은 전원합의체에 사건을 회부한 지 이틀 만에 심리를 종결했다”며 “A4 6만 장 분량의 사건기록을 이틀 만에 읽는 것이 가능한가”라고 했다. 진 정책위의장은 “내란세력들이 사법권력을 활용해 최후의 반란을 벌이는 것”이라며 “탄핵소추권을 통해 최소한 (대법관의) 직무는 정지시킬 수 있다”고 탄핵 추진 의사를 강조했다.
당내에선 강경 발언이 잇따랐다. 판사 출신인 민주당 최기상 의원은 “서울고등법원에서도 위법한 재판이 자행된다면 ‘법관 탄핵’으로 국민을 지켜야 한다”고 했고, 김민석 수석 최고위원은 “사법내란 조희대도 사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노종면 원내대변인도 “‘조희대 작전’의 우두머리, 주요 임무 종사자와 조력자까지 색출하고 단죄해야 한다”고 했다.
법관 탄핵 주장에 대해 민주당 지도부 의원은 “아직 개별 의원의 주장일 뿐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아 신중한 입장”이라고 했다. 다만 “서울고법까지 비정상적인 속도로 이 후보 재판을 서두른다면 탄핵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선거 개입을 막을 것”이라고 했다.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이날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안질의에 출석해 이 후보의 상고심 판결에 대해 “최고 법원의 판결과 법관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가증스럽다”고 말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무슨 말을 그렇게 하느냐”며 반발하면서 고성이 오갔다.
이 후보는 이날 강원 철원·화천·인제군 등 당의 험지로 꼽히는 접경지역을 방문하며 이틀째 ‘경청 투어’를 이어갔다. 이 후보는 9·19 군사합의 복원, 접경지역의 평화경제특구 지정 등을 접경지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 후보는 철원군 동송전통시장에서 “여러분이 세상의 주인”이라고 했다. 또 인제의 한 경로당을 방문해 “싸울 때는 싸워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당내에서 대법원을 향해 ‘내란 카르텔’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대해선 “재판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는지는 재판을 받는 제가 말할 것은 아니다”라며 “국민이 상식을 갖고 계시므로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강원=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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