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더불어민주당의 첫 원내 사령탑에 오른 김병기 신임 원내대표는 대표적인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다.
김 원내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함께 출마한 서영교(60·서울 중랑갑) 의원을 꺾고 여당의 원내대표 자리에 올랐다. 26년간 국가정보원에서 근무한 '정보통'이자 국정원 인사처장을 지낸 인사 관리 전문가이기도 한 김 원내대표는 과거 김대중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근무했고, 노무현 정부의 국가정보원 개혁 태스크포스(TF)에서도 활동한 이력이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 해임된 후 정부를 상대로 해임 무효 소송을 벌여 승소했으나 복직하지는 않았다. 비교적 강경하고 선명한 노선을 지향해 왔다는 점에서 이재명 정부의 개혁을 뒷받침하는 데 원내 운영의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 원내대표가 본격적으로 정치권에 발을 들인 것은 2016년이다. 20대 총선 당시 서울 동작갑에서 국회에 입성했고, 이후 21·22대에서 내리 당선되면서 3선 고지에 올랐다.
이재명 대통령과의 인연은 지난 20대 대선부터 시작됐다. 당시 김 원내대표는 중앙선대위 현안 대응 TF 단장을 맡아 상대 진영의 공세에 대응했다. 이어 '이재명 1기 지도부'에서 수석사무부총장을 지냈다.
2022년 대선 패배 이후 당내에서 이 대통령을 향한 전당대회 불출마 요구가 이어질 때는 재선 의원 가운데 유일하게 불출마에 반대했다. 같은 해 열린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서는 '원조' 친명들마저 반대하는 가운데 앞장서서 이 대통령의 출마를 권유했다. 지난해 총선에서는 공천관리위원회 간사로 활동하며 당을 친명 체제로 재편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번 원내대표 선거 출사표를 던지며 스스로 "이재명의 블랙"이라고 칭했다. 신분을 감추고 활동하는 국정원 '블랙 요원'처럼 이 대통령을 물밑에서 뒷받침하겠다는 것이다.
전날 페이스북에서는 '이재명 정부의 든든한 오른팔'을 자처하며 "오직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헌신하는 원내대표가 되겠다"라고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집권 여당의 최우선 과제로는 내란 종식과 정치 복원을 꼽았다. 원내대표 선거 전 제기된 아들의 국정원 취업 관련 논란에는 "(취업)탈락이 맞는다면 모든 책임을 지고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아들이 국정원 입사 전 겪은 채용탈락 사례가 역차별이 아니라 정당한 일이었다면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이민형 한경닷컴 기자 mean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