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의 ‘맨발투혼’, 전 세계 여자골프 역사상 ‘중요 사건’ 4위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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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US여자오픈 연장 18번 홀에서 연못에 들어가 공을 치고 있는 박세리. 사진출처 | 미국골프협회 홈페이지

1998년 US여자오픈 연장 18번 홀에서 연못에 들어가 공을 치고 있는 박세리. 사진출처 | 미국골프협회 홈페이지

국제통화기금(IMF) 사태에 신음하던 국민들에게 희망을 선물했던 1998년 박세리의 US여자오픈 ‘맨발 투혼’이 전 세계 여자골프 역사에서 중요 사건 4위에 선정됐다.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다이제스트는 1일(한국시간) “여자 골프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중요한 순간들을 평가하기 위해 골프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해 가장 중요한 사건 20가지를 선정했다”며 박세리의 맨발 투혼을 4위로 꼽았다.

박세리의 맨발 투혼은 ‘역대 US여자오픈 명장면’에 꼽힐 정도로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골프팬의 가슴 속에 선명하게 남아있다. 4라운드까지 합계 6오버파로 태국계 미국인 제니 추아리시폰과 동타를 이룬 박세리는 대회 규정에 따라 18홀 ‘연장 5라운드’를 치렀다. 17번 홀까지 추아리시폰과 나란히 1오버파를 기록한 박세리는 18번(파4) 홀에서 드라이버 티샷이 왼쪽으로 날아가 연목 경사지 러프에 걸리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다. 박세리는 과감하게 양말을 벗고 연못으로 들어가 공을 안전하게 쳐 냈고, 결국 보기를 적어내며 승부를 이어갔다. 연장 20번째 홀에서 6m 버디 퍼트를 넣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역사상 가장 긴 연장 승부에 마침표를 찍고 한국인 최초로 US여자오픈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박세리.

골프다이제스트는 박세리의 1998년 US오픈 우승이 당시 경제 위기를 겪던 한국 국민들에게 희망을 줬고, 박인비와 고진영 등 세계적인 선수들에게 영감을 줬다고 평가했다.

역사적 사건 1위는 1950년 LPGA 투어의 창설이었다. 2위는 1972년 미국에서 제정된 교육 개정안 ‘타이틀 9’이 선정됐다. ‘타이틀 9’는 여성의 고등 교육 기회 확대와 학교 스포츠에서 여성 참여 증가 등 성평등 교육의 기반이 되는 중요한 법안으로 여자골프 발전의 기폭제가 됐다. 3위는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2003년 남자 대회인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에 출전한 것이 뽑혔다.

한국 선수로는 박세리 이외에 박인비가 2015년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일이 17위를 장식했다. 교포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2015년 17세 나이에 세계 랭킹 1위가 된 것이 20위를 차지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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