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지 않은 길' 가는 코스피 … 전문가 긴급 진단
'7천피'는 거품 아닌 체급 상승
빅테크 AI경쟁에 韓기업 수혜
반도체 장기계약에 수익 탄탄
향후 변수는 금리정책 방향
외국인 매수 계속될지도 관건
코스피 7000 돌파. 대한민국 자본시장이 '전인미답'의 고지에 올라섰다. 십수 년간 한국 증시를 억눌렀던 만성적 저평가와 '박스피'의 망령을 떨쳐낸 모습이다. 하지만 초유의 수직 상승은 환희만큼 두려움도 동반한다. 지수가 오를수록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로 뭉칫돈이 몰리는 현상은 증시에 대한 개인투자자 신뢰가 여전히 얇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박스권을 벗어나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에 들어선 만큼, 지금은 뜨거운 시장 분위기에 휩쓸리기보다 차가운 이성으로 본질을 보는 판단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매일경제가 6일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과 자산운용사 본부장 5인에게서 긴급 증시 진단을 받았다. 이들은 현재의 코스피 7000선이 일시적 유동성이 만든 거품이 아니라 한국 기업의 이익 체력과 산업 구조가 근본적으로 진화하며 체급 자체가 달라진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 AI 군비경쟁서 핵심 병목 쥔 한국
전문가들은 코스피 초고속 상승의 원동력을 '인공지능(AI) 인프라스트럭처의 구조적 변화'에서 찾았다. 금정섭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현재 시장을 "글로벌 거대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 벌이는 '군비경쟁' 시대"로 규정했다. 빅테크들이 잉여현금흐름의 압박 속에서도 투자를 멈출 수 없는 것은 경쟁에서 도태되는 게 곧 소멸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AI 구동의 필수 요소인 '반도체'와 '전력' 분야에서 우리 기업들이 핵심 병목을 장악하며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를 '침투율'의 관점에서 해석한다. 그는 "전체 지식 노동 시장에서 AI가 실제로 쓰이는 비중은 이제 겨우 1%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26년 코스피 전체 영업이익의 60%를 반도체가 담당할 것"이라며 반도체가 증시를 지켜주는 거대한 방패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산업이 과거의 극심한 변동성에서 벗어나 고수익 서버 수요와 3~5년 단위의 장기 계약을 바탕으로 견고한 수익 구조를 구축했다고 진단했다. 내실이 과거와 달라졌다는 의미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이 간과하고 있는 수익원에 주목했다. 그는 "현재 메모리 3사는 화려한 고대역폭메모리(HBM)보다 서버용 D램에서 더 많은 이익을 내고 있으며 이익률도 더 높다"고 짚었다. AI 모델이 정교해질수록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기 위한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폭발하는 구조적 변화를 짚어낸 것이다. 그는 이어 "2027년부터 삼성전자 등이 내놓을 AI 기기(온디바이스 AI)들이 데이터센터 호황의 바통을 부드럽게 이어받느냐가 지수 추가 상승의 열쇠"라고 덧붙였다.
정상우 KB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 역시 "인텔, 샌디스크 등 글로벌 피어(Peer)들의 동반 상승은 이번 호황이 세계적 현상임을 보여준다"며 "3~5년 장기 공급 계약 구조 덕분에 과거처럼 업황에 따라 수익이 급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 1만피 여정서 경계해야 할 암초
장밋빛 전망 속에서도 전문가들은 '보이지 않는 암초'를 살필 것을 주문했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본부장은 "중동 전쟁 같은 눈에 보이는 리스크는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며 "진짜 경계해야 할 변수는 물가가 잡히지 않아 미국의 금리 인하 횟수가 줄어드는 통화 정책의 향방"이라고 지적했다.
자산운용사들은 특히 '수급의 질'에 우려를 표했다. 정상우 본부장은 "최근 유입된 외국인 자금 상당수가 지수를 기계적으로 따라 들어온 '패시브 자금'이라 외부 악재 시 한꺼번에 빠져나가며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윤석모 센터장 또한 "외국인 투자자는 내국인보다 가치 평가(밸류에이션)에 민감하다"며 급격히 오른 가격에 대한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올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제 관심은 7000선이 일시적 고점이 아닌, 새로운 바닥으로 굳어질 수 있느냐에 쏠린다. 전문가들은 이를 위해 '반도체 독주'를 넘어선 '산업 전체의 확산'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남용수 본부장은 현재의 코스피를 일본 증시가 정부 지원 속에 도약했던 사례에 비유하며, 조선·방산·원전·자동차 등 이른바 'K중공업' 섹터가 AI 밸류체인에 편입되며 가치 재평가를 이끌 것이라고 기대했다.
금정섭 본부장은 "지수는 오르지만 떨어지는 종목이 더 많은 어려운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종목 간 차별화를 예고했다. 윤석모 센터장은 "지수가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반도체 외 다른 업종들도 장기적으로 돈을 잘 벌 수 있다는 신뢰를 시장에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유섭 기자 /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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