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펀드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신흥시장 주식지수가 '반도체 대형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과거 선진시장 투자자가 신흥시장에 기대한 분산투자 효과가 기술주 쏠림으로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선진시장 투자자는 역사적으로 신흥시장 주식을 분산투자 수단으로 활용해왔다. 신흥시장 자산은 서로 다른 경제권에 대한 노출을 제공했고, 일부 경우에는 낮은 밸류에이션도 투자 매력으로 꼽혔다. 또 에너지와 원자재처럼 선진국 지수에서 비중이 작은 업종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 역할도 했다.
그러나 최근 신흥시장 지수는 미국 시장과 비슷한 구조로 바뀌고 있다. 대형 종목 비중이 높아지고 기술주 중심 흐름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MSCI 신흥시장지수는 올해 14% 급등했다. 이는 S&P500 상승률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상승세는 아시아 반도체 기업이 이끌었다.
10년 전만 해도 MSCI 신흥시장지수에서 정보기술 전체 업종 비중은 20%를 밑돌았다. 현재는 TSMC,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세 반도체 기업만으로도 지수의 21%를 차지했다. 단일 업종 안의 일부 대형 기업이 신흥시장 전체 벤치마크를 좌우하는 구조가 된 셈이다.
이 변화는 신흥시장 지수의 지역적 다양성도 떨어뜨리고 있다. 과거 신흥시장 투자는 여러 국가와 산업을 함께 담는 성격이 강했다. 하지만 지금은 대만, 한국, 중국의 기술 허브가 지수 성과를 크게 좌우한다. 투자자로서는 신흥시장에 투자하더라도 실제 성과가 아시아 반도체 사이클에 더 크게 묶일 수 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쏠림이 미국 증시에서 제기되는 '거품 우려'와 비슷한 위험을 낳을 것으로 본다. 미국 시장에서 대형 기술주 집중도가 논란이 되는 것처럼, 신흥시장 지수도 기술주와 일부 반도체 기업의 주가 흐름에 따라 전체 지수 성과가 흔들릴 가능성이 커졌다. 신흥시장 투자가 선진시장과 다른 위험·수익 구조를 제공한다는 기존 전제가 약해질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한국과 대만의 시장 분류 변화는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두 국가는 선진시장 지위로 승격되기 위해 시장 접근성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이르면 올해 변경 결정이 나올 수 있고, 실제 적용은 2027년에 이뤄질 수 있다. 한국과 대만이 선진시장으로 승격되면 현재 신흥시장 지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기업이 빠지거나 재분류되면서 지수 구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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