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준비 없는 섣부른 구조는 때로 사람과 고양이 모두를 더 큰 위험에 빠뜨리기도 하며, 구조자에게 막대한 현실적 책임을 요구한다. 수의학적 관점과 동물병원의 현실을 바탕으로, 아픈 길고양이를 구조할 때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실질적인 주의사항을 짚어본다.
■ 구조의 첫걸음: 맨손은 금물, ‘어둠’과 ‘보온’이 핵심
● 시야 차단과 이동: 수건이나 담요로 고양이의 몸과 얼굴을 덮어 시야를 가려주면 훨씬 빠르게 안정된다. 이후 두꺼운 장갑을 끼고 조심스럽게 상자나 이동장으로 옮겨야 한다.
● 체온 유지: 어린 아기 고양이의 경우 질병 자체보다 저체온증이 더 빠르게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이동 시 핫팩이나 따뜻한 물병을 수건에 감싸(직접 닿지 않게) 체온을 유지해 주는 것이 생존율을 크게 높인다.
● 억지로 먹이기 금지: 기력이 없어 보인다고 사람이 먹는 우유나 참치, 혹은 억지로 물을 먹이는 행위는 절대 금물이다. 의식이 뚜렷하지 않은 상태에서 억지로 넘긴 음식물은 기도로 넘어가 치명적인 ‘오연성 폐렴’을 유발할 수 있다.
■ 조난인가, 외출인가? ‘기다림’의 시간
눈도 뜨지 못한 새끼 고양이가 홀로 울고 있다면 당장 데려오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어미가 먹이를 구하러 잠시 자리를 비웠거나, 새끼들을 안전한 곳으로 이사시키는 중일 확률이 높다.
● 당장 차도로 뛰어들거나 명백한 외상이 있는 응급 상황이 아니라면, 일정한 거리를 두고 수 시간에서 하루 정도 어미가 돌아오는지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 진짜 기적은 ‘끝까지 책임지는 마음’에서 완성된다
유튜브 채널 ‘가족이라면서요’에 소개되어 많은 분들의 마음을 울렸던 사연이 있다. 생사를 오가던 상태로 구조된 길고양이를 밤낮없이 정성껏 치료하고 돌보던 우리 병원의 의료진이, 결국 그 아이의 평생 가족이 되어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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