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스 美부통령, 러에 노골적으로 유리한 중재안 우크라에 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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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대통령 미 중재안 거부 의사 밝힌 직후
크름반도와 러 점령지 포기하고 나토 가입 배제
미 중재안 설명하며 “받지 않으면 미국 빠진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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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D 밴스 미 부통령이 23일(현지시각) 러시아에 노골적으로 유리한 우크라이나 전쟁 중재안을 공개하면서 우크라이나에게 받아들일 것을 촉구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미국의 제안은 영토선 동결, 러시아의 크름반도 합병 인정,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금지 등을 포함하고 있다.

NYT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깊숙한 곳에 주둔한 채로 전쟁을 종결하자는 미국의 제안이 러시아에게 매우 반가운 소식이라고 지적했다.

노골적으로 러시아에 유리한 조건을 담은 평화안을 미국 고위 당국자가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1년 가까이 전부터, 러시아가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4개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가 병력을 철수하고 나토 가입을 포기한다면 휴전을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밝혀왔다.

밴스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조건을 수용하지 않으면 미국이 평화 중재에서 “빠질 것”이라고 밝혔다.

밴스는 “우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에 매우 명확한 제안을 전달했다. 그들이 예스라고 하지 않으면 미국이 손을 떼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학살을 멈추는 유일한 길은 사태를 동결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더 나은 나라로 만드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밴스의 발언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의 크림 반도 합병을 거부한다고 밝힌 직후에 나왔다.

트럼프도 이날 젤렌스키가 전쟁을 장기화시키는 “선동적” 발언을 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트루스 소셜에 “크림반도를 원한다면, 왜 11년 전 아무런 총성도 없이 러시아에 넘겨졌을 때 싸우지 않았는가. 젤렌스키가 오늘 한 발언은 ‘살육의 전장’을 길게 만들 뿐이며, 그 누구도 원치 않는 일”이라고 썼다.

밴스는 미국의 제안에 따라 “영토선을 현재와 비슷한 수준에서 동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의 선, 혹은 그와 비슷한 선이 궁극적으로 이번 분쟁에서 새로운 경계선으로 그어질 것이라 생각한다”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현재 점유하고 있는 일부 영토를 각각 포기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밴스는 그러나 러시아가 포기할 영토가 어딘지를 언급하지 않았다.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18.7%를 점령한 상태다. 따라서 미국의 제안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광범위한 영토를 내주도록 강요하는 것이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과 유럽 각국이 지지해온 우크라이나의 ‘자결권’과 ‘국경 불가침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일이다.

트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궁 크렘린 대변인은 이날 밴스의 발언을 환영했다.

페스코프는 “미국이 중재 노력을 계속하는 것을 환영한다. 양측 접촉이 계속되고 있으나 합의를 둘러싼 많은 미묘한 사안들이 논의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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