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라임 사태’ 전 KB증권 대표 징계 취소

2 weeks ago 11
사회 > 법원·검찰

법원, ‘라임 사태’ 전 KB증권 대표 징계 취소

입력 : 2026.04.05 14:26

1조6천억원대 최대 환매사태
法 “위험관리 기준 없진 않아”

KB증권. [연합뉴스]

KB증권. [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이 윤경은 전 KB증권 대표에게 내린 직무정지 징계를 취소해야 한다는 1심 법원 판단이 나왔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당시 부장판사 고은설)는 윤 전 대표가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징계통보처분 취소 소송에서 지난 1월 원고 승소 판결했다.

라임 사태는 2019년 국내 최대 규모의 헤지펀드 운용사였던 라임자산운용이 부실 자산을 다른 펀드로 돌려막았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시작됐다. 펀드에 들어있던 주식 가격이 폭락하자 투자자들이 대거 환매를 요구하는 이른바 ‘펀드런’이 발생했고, 라임은 그해 10월 환매 중단을 선언했다. 1조6000억원대 투자자 손실이 발생했다.

이후 금융위는 펀드 판매사와 자산운용사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했고 증권사들에게 무더기 징계를 내렸다. 2023년 11월 금융위는 KB증권이 금융투자상품을 출시·판매하고, 총수익스와프(TRS)를 거래할 때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할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윤 전 대표에게 직무정지 3개월을 통보했다.

라임 사태의 TRS 거래는 라임의 펀드 등을 담보로 받은 증권사가 자신의 돈을 보태 운용사가 원하는 자산을 구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라임은 적은 돈으로 레버리지를 일으켜 자산을 확보하고, 증권사는 수수료를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는 구조였다. 펀드 주식이 폭락하자 증권사들은 일반 투자자들보다 선순위로 자금을 회수했고, 일반 투자자들은 환매가 중단돼 대규모 손실을 봤다.

당시 금융위는 “KB증권은 다른 금융회사와 달리 라임펀드 판매뿐 아니라 TRS 거래를 통해 레버리지 자금을 제공하는 등 펀드의 핵심 투자구조를 형성하고, 관련 거래를 확대시키는 과정에 관여했다”며 “이를 실효성 있게 통제할 내부 기준을 마련하지 않아 임원에 대한 중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금융위 징계를 취소해달라며 윤 전 대표가 제기한 소송에서 1심 법원은 “금융위의 처분은 사유가 모두 인정되지 않아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KB증권은 신규 상품의 전략적 중요도뿐 아니라 잠재 리스크 등도 고려해 상품의 출시 여부를 심의·의결하도록 규정한다”며 금융위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TRS 거래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KB증권의 리스크 관리규정, 자산운용 관리 지침, 파생상품 거래 내부 통제 지침 등은 투자자 보호에 관한 관·감독 업무를 수행하도록 한다”며 “기본적인 리스크 관리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했다.

법원은 내부통제 기준이 있는지와 기준을 제대로 지켰는지는 구별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상품 심사 과정에서 위험 검토가 충분하지 않았더라도, 이는 내부 기준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문제이지 기준 자체가 부실해서라고 볼 수는 없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상대적으로 더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를 위반했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봤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