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몬스터 ‘디저브’와 YG의 뚝심…챌린지 범람 속 택한 팝 발라드 정공법

3 days ago 17

파리타의 맑은 공허부터 아현의 폭발적 고음까지 멤버별 개성의 유기적 결속 음의 높낮이 아닌 감정선 따라 직조한 화음 3분10초 꽉 채운 정직한 가창력 ⓒ뉴시스 음악이 찰나의 시각적 자극과 도파민으로 소비되는 시대, 역설적으로 시간을 멈춰 세우는 것은 고전적인 감정의 부피다.그룹 ‘베이비몬스터’(BABYMONSTER·베몬)가 지난 23일 발표한 새 디지털 싱글 ‘디저브(DESERVE)’는 유행이라는 거센 관성에 편승하지 않겠다는 결기 어린 선언처럼 다가온다. 숏폼 플랫폼을 겨냥한 2분 안팎의 양산형 챌린지 음악이 횡행하는 K-팝 신의 조류를 거스르고, 3분10초라는 온전한 러닝타임 속에서 기승전결의 드라마를 정직하게 복원해 냈다. 유행을 따르지 않고 조금 다른 문법을 고집한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의 뚝심이 빚어낸 결실이다.◆속도를 늦추어 증폭된 진폭…YG 발라드 계보의 서정적 계승‘디저브’는 서정적인 신스 선율과 아련한 레트로 무드를 씨줄과 날줄 삼아 직조한 팝 발라드다. 베이비몬스터는 지난 여름 ‘슈가 허니 아이스 티(SUGAR HONEY ICE TEA)’를 통해 무대를 뒤흔들던 역동적 퍼포먼스를 잠시 내려놓고, 쌀쌀한 가을밤의 공기처럼 차분히 가라앉은 내면의 풍경을 응시한다.느린 템포 속에서 도리어 가장 강렬한 에너지가 터져 나온다는 역설은 과거 YG의 찬란했던 유산들을 자연스럽게 소환한다. 투애니원(2NE1)의 ‘그리워해요’와 ‘론리(Lonely)’, 빅뱅의 ‘블루(BLUE)’가 증명했던 특유의 애잔함과 서정적 낙차가 베이비몬스터의 호흡을 통해 올해 새로운 질감으로 다시 태어났다.노랫말이 품은 태도 역시 깊은 울림을 준다. “겨울을 덮어준 너의 봄 / 여름 바람이 돼주던 너의 손”이라며 찬란했던 시절을 회상하면서도, 비 내리는 현실 속에서 홀로 우산 없이 서 있는 결핍을 온전히 받아들인다. “사랑은 수수께끼가 아니어야 한다(love ain‘t supposed to be a riddle)”는 뼈아픈 자각, 그리고 상대가 더 나은 사랑을 받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유 디저브 베터(You deserve better)”라는 체념 어린 축복은 타인을 향한 가장 성숙한 윤리를 담고 있다. 누군가를 제대로 사랑한다는 것은 결국 그의 온전한 행복을 위해 나의 자리를 비워내는 일임을, 노래는 담담하고도 아프게 고백한다.◆목소리의 물성으로 증명한 보컬 스펙트럼…애틋한 감정선 품은 미장센이 곡의 가장 결정적인 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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