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고 오타니’ 하현승은 10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80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대전고와의 16강이 끝난 뒤 이렇게 말했다.
“투타를 통틀어 프로 무대에서 맞대결해보고 싶은 선수는 누구냐”는 질문에 하현승은 곧바로 김도영의 이름을 꺼냈다. 하현승은 “장타를 얻어 맞아도 좋으니 국내 최고의 타자를 상대로 정면 승부를 피하지 않고 제 공이 통할지 테스트 해보고 싶다는 뜻”이라며 “선배님을 상대한다면 초구는 자신있게 직구를 던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1학년 때부터 ‘투타 겸업’ 선수로 뛰어온 하현승은 마운드에선 최고 시속 150km대 초반의 패스트볼을 뿌리는 왼손 파이어볼러이자 타석에선 정확성과 장타력을 동시에 갖춘 타격 재목으로 평가받는다. 국내 프로 구단 스카우트들로부터 “프로에서도 투타 겸업이 충분히 가능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 하현승은 올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최소 4, 5개 구단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현승은 “스스로 잠재력이 큰 선수라고 생각한다. 몸이 더 자라고 경험도 쌓으면 두 개 다 잘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든 해외든 내 잠재력을 알아봐주고 나를 잘 키워줄 수 있는 구단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크다. 어디로 갈지 아직 마음을 굳힌 상황은 아니다. 제안을 받고 나면 고민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투타 겸업에 필요한 체력과 컨디션 관리 노하우는 앞으로 터득해야 할 과제다. 하현승은 “평소에는 방망이를 치고 들어와도 체력이 남아 있는데 오늘은 두 번 정도 치고 마운드에 곧바로 올라야 하는 상황이 되니 호흡이 좀 가빠지는 게 느껴지더라”며 “오늘 방망이도 잘 안 맞고 제구에도 아쉬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하현승은 마운드에서 5이닝 4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하지만 타석에서는 1회 2사 2루, 5회 2사 1, 2루 득점권 기회를 모두 놓치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이번 대회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기대를 모았던 부산고 는 1-2로 석패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하현승은 “투타를 모두 뛰는 경기는 상황에 따라 어디에 더 집중해야 하는지 판단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그래도 작년보다 많이 좋아진 걸 느낀다. 좋은 경혐 많이 쌓으면서 나름의 해법을 찾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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