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에서 음식을 조리할 때 발생하는 초미세먼지(PM2.5)가 뇌 인지기능 저하를 유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6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실내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가 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분석 결과를 보면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 농도는 실외 대기 농도의 수십 배에 달한다. 그동안 미세먼지 연구는 주로 대기오염에 집중돼 실내 조리 연기가 퇴행성 뇌질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연구진은 인간 알츠하이머병의 병리와 치매 증상을 모사한 형질전환 동물모델을 이용해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의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초미세먼지에 노출된 동물모델에서는 기억을 담당하는 뇌 부위인 해마의 변화가 관찰됐다. 공간 기억과 환경 변화 인지 능력도 저하됐다.
기억 형성과 신경세포 간 연결에 관여하는 단백질의 발현은 감소했고, 신경세포 간 정보 전달 체계도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조리 과정에서 발생한 초미세먼지가 알츠하이머병의 핵심 병리 물질인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을 촉진하고 인지기능 저하를 악화시킬 가능성을 보여준 결과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동물모델을 이용한 실험인 만큼 사람에서도 같은 영향이 나타나는지는 추가적인 역학 연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실내 환경 요인이 신경퇴행성 질환의 발생과 진행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실험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조리 시 환풍기를 사용하고 창문을 열어 환기하는 등 실내 초미세먼지 노출을 줄이는 것이 치매와 같은 퇴행성 뇌질환 위험을 낮추는 예방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실내환경·건강 분야 국제학술지 'Indoor Air'에 게재됐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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