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스페인, 잉글랜드, 아르헨티나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네 팀이 모두 북중미월드컵 준결승에 모인 것은 FIFA의 새로운 대진 편성 방식 때문이었다. 프랑스 킬리안 음바페, 스페인 라민 야말, 잉글랜드 해리 케인,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왼쪽부터). AP뉴시스
[스포츠동아 백현기 기자] 2026북중미월드컵 준결승에서 화려한 빅매치가 마련된 배경에는 새로운 대진 편성 방식이 있었다.
이번 대회 4강에는 스페인, 아르헨티나, 프랑스, 잉글랜드가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12월 월드컵 조 추첨 당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4위였다. 랭킹과 월드컵 4강전이 일치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이 중 프랑스와 스페인이 맞붙고, 잉글랜드와 아르헨티나가 격돌했다.
이런 결과에는 FIFA의 달라진 대진 설계 시스템의 영향이 컸다. FIFA는 ‘실력의 균형(competitive balance)’을 근거로 조 추첨 단계부터 상위 시드의 토너먼트 경로를 설정했다. 조 추첨 당시 FIFA 랭킹 1~4위 스페인, 아르헨티나, 프랑스, 잉글랜드가 각조 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하면 8강전까지 서로 만날 수 없도록 했다.
특히 FIFA는 1위 스페인과 2위 아르헨티나를 결승전에서만 만나도록 32강 토너먼트 대진표의 양쪽 끝에 배치했다. 3위 프랑스와 4위 잉글랜드 역시 서로 다른 토너먼트 구역에 배정해 상위 4개국이 모두 승리하며 올라가더라도 준결승 전에는 맞붙지 않도록 했다.
기존 32개국 체제에서도 조별리그 각조 1위가 인접한 조 2위와 만나는 고정 대진표를 사용했지만, FIFA 랭킹 상위 4개국의 토너먼트 경로까지 의도적으로 분산하진 않았다. 이 때문에 우승 후보들이 16강이나 8강에서 만나 한 팀이 탈락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2022년 카타르대회에선 나란히 우승 후보로 거론된 잉글랜드와 프랑스가 8강에서 맞붙었고, 2018년 러시아대회 16강에선 프랑스와 아르헨티나가 일찌감치 격돌했다.
새로 도입된 시스템은 FIFA 랭킹 상위 4팀이 각조에서 1위를 차지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었다. 스페인은 H조, 프랑스는 I조, 아르헨티나는 J조, 잉글랜드는 L조를 1위로 통과하며 FIFA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한 팀이라도 조 2위나 3위로 올라왔다면 준결승 이전에 강팀끼리 만나는 안타까운(?) 대진이 나올 수도 있었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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