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P2P) 대출액이 지난달 처음 2조원을 넘어섰다. 증시 활황으로 주식매입자금대출(스탁론)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주력 사업인 주택담보대출이 규제로 막힌 탓에 P2P 업계가 스탁론 영업을 더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빚투’ 열풍에 스탁론 급증
26일 P2P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등록된 P2P 업체 46곳의 대출 잔액은 2조61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월(1조1479억원)과 비교하면 79.6% 늘었다.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21년 6월 이후 최대 규모다.
대출 증가세를 이끈 건 스탁론이다. 스탁론이 95% 이상을 차지하는 기타담보 대출액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8862억원을 기록해 작년 4월(3328억원) 대비 166.2% 급증했다. 전체 P2P 대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3%로 부동산담보대출(33%), 개인신용(15%) 등을 웃돌았다.
스탁론이 부동산대출을 앞지른 것은 증시 호황으로 ‘빚투’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통상 개인투자자는 증권사가 제공하는 신용융자를 통해 주식매입자금을 빌린다. 그러나 최근 증권사의 신용융자 한도가 소진되는 일이 잦아지자 투자자는 대체 수단으로 저축은행, 캐피털, P2P 플랫폼 등에서 제공하는 스탁론을 찾고 있다. 투자자가 보유한 주식을 담보로 대출받을 수 있다는 점은 증권사 신용융자와 비슷하지만, 증권사의 융자 한도와는 별도로 취급돼서다.
스탁론이 급증하면서 P2P 업권의 전체 대출 증가 속도는 다른 업권을 크게 웃돌고 있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작년 1분기 말에서 올해 1분기 말까지 1년 동안 3.7% 늘어났다. 전업 카드사 9곳의 카드론 잔액은 같은 기간 1.4% 증가했다.
◇변동성 장세에 손실 우려 커져
중동 전쟁과 미국 국채금리 급등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금융업권에선 P2P 스탁론 이용자가 대규모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스탁론 업체는 일반적으로 주식 가격 급락으로 담보유지비율(통상 대출금의 120~140%)이 기준선보다 낮아지면 담보로 잡은 주식을 반대매매로 처분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 반대매매(미수거래 기준) 규모는 2294억원이었지만 중동전쟁이 발발한 직후인 3월엔 5508억원으로 2배가 됐다. 이달 1~20일 반대매매 규모도 5564억원을 기록했다. 코스피지수가 지난 14일 8000 근처까지 도달했다가 지난 20일 7200선까지 후퇴하면서 반대매매 규모가 커졌다.
온투업권에서는 최근 금융당국의 온투업권 대출 조이기가 스탁론으로 이어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P2P의 신규 부동산담보대출 취급 시 은행권과 동일한 담보인정비율(LTV) 규제를 적용했다. 그동안 P2P 업권은 LTV와 주택가격별 대출한도규제 대상에서 빠져 있었다. 당국의 규제 이후 P2P 부동산담보대출은 소폭 감소했다. P2P 업계 부동산담보대출액은 지난 3월말 기준 6899억원에서 지난달 말 6801억원으로 98억원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규제가 시작된 지난달 중순부터 주담대 문의가 평소의 절반가량으로 줄었다”며 “스탁론에도 비슷한 조치가 취해지면 적잖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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