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경기 오산시 교촌에프앤비 오산교육원에서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관계자가 치킨 조리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김혜린 기자 sinnala8@donga.com
“외국인 관광객들이 에버랜드나 민속촌에서 한국 문화를 즐긴 뒤 이곳 오산으로 와서 직접 치킨을 만들고 맛봅니다.”
도민수 교촌에프앤비 마케팅본부 1991스쿨팀장은 지난 15일 경기도 오산시 교촌에프앤비 오산교육원에서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교촌1991스쿨’ 프로그램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2004년 준공된 오산교육원은 판교 신사옥으로 이전하기 전까지 약 20년간 본사로 쓰인 건물로, 교촌은 이 공간을 교육·체험 공간으로 새단장해 올해 1월 정식 개관했다. 이곳에서 진행하는 교촌1991스쿨은 내·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치킨 조리 과정을 체험하며 브랜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도록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도민수 교촌에프앤비 마케팅본부 1991스쿨팀장이 15일 경기 오산시 교촌에프앤비 오산교육원 2층 브랜드 전시관에서 교촌치킨 역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혜린 기자 sinnala8@donga.com
이 프로그램은 당초 본사 신규 임직원이나 가맹점주 등이 받는 실무 교육이었지만, 교촌은 이를 일반 고객 대상으로 넓혔다. 이 같은 확대 배경에는 날로 높아지는 K-치킨의 글로벌 인기가 있다.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꾸준히 늘어나는 가운데, 치킨을 향한 관심도 함께 커지고 있어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 1위는 ‘한국식 프라이드치킨(28%)’으로 조사됐다. 도 팀장은 “예전엔 김치, 떡볶이, 김밥을 선호했다면 이제는 치킨이 주로 언급되고 있다”고 말했다.
교촌은 현재 한국관광공사, 한식진흥원 등 11개 대외기관과 협업해 단체를 중심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시범 운영을 거쳐 지난해 12월부터 본격적으로 모객을 시작했으며, 현재까지 77개국에서 9600명의 관광객이 이곳을 다녀갔다. 도 팀장은 “불과 6개월 만에 1만 명에 가까운 외국인이 방문한 것”이라며 “교촌1991스쿨이 K-치킨 성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교촌에프앤비 제공.
체험 공간은 크게 세 곳으로 나뉜다. 교촌의 역사를 담은 브랜드 전시관, 최대 1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조리 체험장, 로봇이 조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스마트 키친 등이다. 체험 프로그램은 웰컴보드 기념 촬영을 시작으로 브랜드 전시관 투어, 조리 시연 관람 및 소스 도포 실습, 시식 순으로 진행된다.이날 현장에서는 본격적인 실습에 앞서 도 팀장이 간장치킨 조리 전 과정을 직접 시연했다. 일반적으로 치킨은 150~170도에서 10분 미만으로 튀기지만, 교촌은 180도에서 1차로 10분을 튀긴다.
도 팀장은 1차로 튀긴 닭을 뜰채에 담아 흔들며 튀김옷을 털어냈다. ‘치킨 성형 공정’이라고 불리는 이 과정은 튀김옷을 얇게 만들어 소스 맛을 극대화하고 덜 기름지게 만드는 교촌치킨의 핵심 조리법이다. 도 팀장은 “팔이 아프고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본연의 맛을 지키기 위해 모든 매장에서 필수로 진행하는 작업”이라고 했다.
교촌의 또 다른 핵심 공정은 ‘2차 튀김’이다. 1차 튀김 때 빠지지 않은 기름과 수분을 한 번 더 빼주는 것이다. 2분가량 튀겨낸 닭을 꺼내자 육안으로 봐도 부피가 확연히 줄어 있었다. 도 팀장은 “종종 타사보다 작은 닭을 쓴다는 오해를 받는다”며 “동일한 국내산 10호 닭을 사용하지만 조리 과정에서 수분과 기름이 빠져나가 무게가 줄어드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실제 조리 전 1036g이었던 닭 조각은 1차 튀김 후 735g으로 줄었다. 2차 튀김 후 최종 무게는 640g으로, 조리 전과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이렇게 튀긴 치킨에 소스를 입히면 우리가 아는 간장치킨이 된다. 도 팀장은 “붓질을 얼마나 잘했느냐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이라면서 ‘3·3·3 법칙’을 언급했다. 전용 붓을 3cm 이상 소스에 푹 담가 침전된 마늘까지 함께 퍼올리고, 트레이에 3번 털어내고, 한 면당 3회 이상 바르는 방식이다.
시연을 본 뒤 기자가 직접 붓을 들고 소스를 도포해 봤다. 도 팀장이 바를 때는 쉬워 보였지만 막상 해보니 만만치 않았다. 붓질 횟수와 힘 조절이 일정치 않아 어떤 조각은 짜고 어떤 조각은 싱거웠다. 균일한 맛을 내기 위해서는 상당한 숙련도가 필요해 보였다.소스를 바르는 데는 한 조각당 1~2분이 소요됐다. 도 팀장은 “보통 주문 후 조리를 시작하면 25분 이상이 소요된다”며 “교촌 배달이 느리다는 인식은 이 같은 과정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키친에서 로봇이 치킨을 조리하는 모습. 김혜린 기자 sinnala8@donga.com
교촌은 최근 튀김 공정에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이날 ‘스마트 키친’에서는 로봇이 치킨을 튀기는 조리 과정을 볼 수 있었다. 태블릿으로 동작을 명령하면 로봇이 반죽을 입히고, 튀기고, 튀김옷을 털어내는 전 과정을 수행했다.
현재 전국 25개 점포에서 이 기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도 팀장은 “위험하고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튀김 공정을 대신해줘 가맹점주들의 반응이 긍정적”이라고 했다. 교촌은 향후 자동 반죽 기계와 소스 도포 기계 등도 개발해 조리 공정의 효율성을 더욱 높인다는 방침이다.
교촌에프앤비 오산교육원 전경. 김혜린 기자 sinnala8@donga.com
현재는 치킨 조리 체험만 운영되고 있지만, 내년에는 만들기 체험 콘텐츠도 늘어날 예정이다. 전통주 브랜드 ‘발효공방1991’, 수제맥주 브랜드 ‘문베어’, 치킨무 브랜드 ‘케이앤피푸드’ 등 교촌그룹이 확장해 온 포트폴리오를 활용해 치킨무·전통주 만들기 체험 등을 추가할 계획이다.교촌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K-치킨벨트’ 조성 사업과 발맞춰 오산교육원을 K-치킨 미식 관광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도 팀장은 “범정부 차원의 지원을 바탕으로 치킨 체험이 관광객 유치와 지역 균형 발전에 있어 좋은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긴밀히 협업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