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필과 지휘자 틸레만…올해 세계 클래식계 최강 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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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서울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열린 ‘아르떼 살롱-세계 3대 오케스트라 프리뷰’ 마지막 강좌에서 안일구 음악칼럼니스트가 강연하고 있다. /김신중 사진작가

지난 17일 서울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열린 ‘아르떼 살롱-세계 3대 오케스트라 프리뷰’ 마지막 강좌에서 안일구 음악칼럼니스트가 강연하고 있다. /김신중 사진작가

“지휘자 크리스티안 틸레만과 빈 필하모닉은 오늘날 클래식 음악계를 대표하는 조합입니다. 이들의 연주는 늘 깊은 울림을 주며, 쉽게 대체하기 어려운 무게와 품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오는 11월 내한 공연은 한국 공연사에 오래 기억될 만한 순간이 될지도 모릅니다.”

한국경제신문의 프리미엄 문화예술 플랫폼 아르떼(arte)가 지난 17일 서울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아르떼 살롱-세계 3대 오케스트라 프리뷰’의 마지막 강좌를 열었다. 빈필이 피날레를 장식한 시리즈 강연으로, 로열콘세르트헤바우오케스트라(3일), 베를린 필하모닉(10일)을 주제로 한 강연이 앞서 진행됐다. 플루티스트 겸 음악 칼럼니스트, 유튜버로도 활동 중인 안일구가 연단에 섰다. 이날 ‘빈 필하모닉-전통을 품은 도시, 황금빛 사운드와 고전의 숨결’을 주제로 열린 강연에서는 오스트리아 빈을 근거지로 183년을 이어온 오케스트라의 역사, 공연장(무지크페라인)의 독특한 구조, 빈필만 사용하는 악기와 신년 음악회 등 악단의 특성과 문화가 소개됐다.

빈필은 지휘자가 없는 자치 체제로 운영된다. 안일구는 “빈필의 악장이 좋은 지휘자에 대해 ‘우리의 음악을 방해하지 않는 지휘자가 최고’라고 언급했었다”며 “음악적 자부심이 대단한 악단”이라고 설명했다. 그 결과 빈필은 항상 현존하는 최고의 지휘자만을 포디움에 세웠으며 현재 가장 많은 호흡을 맞추는 지휘자로 틸레만이 꼽히고 있다.

그러기에 11월 19일과 20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빈필과 틸레만이 함께하는 무대에 음악계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다는 게 안일구의 분석이다. 그는 “공연 첫날(11월 19일)에는 슈만의 교향곡 3번(라인)과 브람스 교향곡 4번을, 둘째날(11월 20일)에는 브루크너의 교향곡 5번을 연주하는데 지휘자로서 전성기로 향하고 있는 틸레만의 장기를 모두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빈필 단원들이 쓰는 전통 클래식 악기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안일구는 “빈필만 쓰는 악기를 만드는 공방이 빈에만 있다”며 “창단 당시인 19세기의 연주 소리를 지키기 위한 노력이 여전하다”고 했다. 연주자 편의를 위해 클래식 악기가 개량되고 있지만 빈필은 전통을 위해 다소 불편한 방식을 고수한다는 것이다.

안일구는 빈필의 상징과도 같은 공연장인 무지크페라인과 관련한 경험담도 전했다. 그는 “홀을 이루는 황금색이 하루의 시간에 따라 다르게 빛나고 홀을 장식하는 꽃도 계절에 따라 정성껏 마련된다”고 했다. 이어 “오케스트라의 소리가 수십 개 층을 이루며 전달되는데 마치 벽에도 스피커가 달린 듯 생생하고 황홀하게 들린다”고 말했다.

매년 초 무지크페라인에서 열리며 빈필의 상징과도 같은 ‘신년 음악회’ 역시 이날 강좌에서 소개됐다. 안일구는 “신년 음악회에서 빈필이 매번 연주하는 ‘라데츠키 행진곡’과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는 빈 사람들에게 송구영신의 의미를 지니는 특별한 음악”이라고 했다.

청중은 강연 중간중간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세계 3대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현지에서 듣기 위해 여행하면 가장 좋을 시기부터 빈필 내한공연 첫날 레퍼토리 곡(브람스 교향곡 4번)에 대해 평생 슈만의 부인 클라라를 사모한 브람스의 연정이 녹아 있는지 등 클래식 음악을 향한 깊은 애정이 느껴졌다.

이해원 기자 um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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