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활동하던 보이스피싱 등 범죄 조직이 단속을 피해 태국·베트남 등 인근 국가로 이동해 한국인을 유인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새출발하자”, “신변 안전 보장” 등을 내세운 채용 공고를 미끼로 삼는 전형적인 해외 취업 사기 수법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 “빚진 사람도 환영”…달콤한 말로 현혹하는 채용글
17일 한 구인구직 사이트에는 “태국방콕본사TM(텔레마케터)직원채용합니다. 캄보X”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빚이나 생활고로 힘든 분들은 함께 새출발하자”며 “수익이 적어 답답했던 분들에게 절호의 기회”라고 적었다. 또 “업계 최고 대우를 자부한다. 신변 안전 보장하겠다. 두려움 말고 와서 돈 벌 생각만 해라”고 유혹했다.
공고 말미에는 “간절하고 인생 만회하고 싶은 분만 연락 달라”며 텔레그램 아이디를 남겼다. 이는 고수익을 미끼로 접근해 불법 리딩방·보이스피싱 조직에 가담시키는 대표적인 유형이다.
● 캄보디아에서 태국·베트남으로…수법만 바뀐 ‘이동형 사기’
전문가들은 최근 캄보디아 정부의 강력한 단속으로 범죄조직들이 활동 거점을 태국·베트남·미얀마 등으로 옮겼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기술이나 경력이 없어도 고소득 가능”, “항공료·숙식비 전액 제공” 같은 문구로 신뢰를 유도하며 피해자를 모집한다.
직종 또한 한국어 번역, 시계부품 조립, 배송 업무 등으로 위장하지만, 실제로는 리딩방·마약 운반·불법 도박 중계 등 중범죄에 동원되는 경우가 많다. 피해자는 도착 직후 여권을 압수당하고 감금·폭행을 당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 외교부 “정식 비자 없는 취업 제안은 100% 불법”
외교부는 “정식 취업비자를 발급받지 않은 현지 근무는 불법”이라며 “현지에 도착하면 여권을 빼앗기고, 감금·폭행을 당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의심스러운 제안은 즉시 거절하라“고 당부했다. 또한 “항공권·숙식비를 선지급하거나, 급여 300만 원 이상을 보장한다는 등 과도한 조건을 내세우는 공고는 모두 의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해외 취업 사기, 이렇게 구별해야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특징이 보일 경우 해외 취업 사기일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 항공권·숙식비·급여 선지급 약속
▲ SNS 지인 또는 오픈채팅을 통한 권유
▲ 본인 명의 통장·공인인증서 발급 요청(대포통장 전용 가능성)
▲ 취업비자 없이 현지 근무 제안
▲ 구체적 회사명·사업자등록번호 미기재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개
- 슬퍼요 0개
- 화나요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