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인플루언서가 거식증으로 사망했다. 향년 30세, 사망 당시 몸무게는 23kg에 불과했다.
25일(현지시간) 더 선 등 외신에 따르면 리얼리티 쇼에 출연하며 인기를 끈 니할 칸단은 거식증을 앓다가 30세의 나이로 지난 21일 병원에서 사망했다. 니할은 지난 2년 동안 40kg을 감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니할은 심각한 거식증으로 지난주부터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하지만 거식증 합병증으로 심장마비가 왔고, 심폐소생을 했지만 결국 생을 마감했다.
니할의 사망 후 튀르키예 여성연합은 애도를 표하며 사회가 여성에게 가하는 치명적인 압력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특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TV 등 미디어에서 비현실적인 미의 기준을 제시해 생명을 위협한다"며 경고했다. "니할은 신경성 식욕 부진증으로 사망했다"며 "사회가 여성의 신체에 가하는 압박과 강요가 치명적인 수준에 이를 수 있다는 걸 다시 한번 보여줬다"고 꼬집었다.
니할은 2014년 튀르키예 현지 TV 패션 리얼리티 프로그램 '부 타즈 베님'과 '서바이벌'에 출연하며 명성을 얻었다. 이후 SNS에서 90만명의 팔로우를 모으며 뷰티와 패션 업계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이 됐고, 자신의 회사 니할 칸단 뷰티센터를 설립하기도 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니할은 그의 자매와 2023년에 사기와 자금 세탁 혐의로 체포되면서 심각한 섭식 장애를 앓았다. 이로 인한 건강 문제로 니할은 조기에 석방됐다.
거식증은 체중을 줄여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음식을 거부하는 질환으로 유전적 요인보다 사회문화적 요인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타인의 시선, 비교, 외모 평가 문화가 거식증을 부추기는 요소로 꼽힌다. 최근 SNS를 통해 마른 몸매, 다이어트 미화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연예인과 인플루언서의 지나치게 마른 몸매가 선망의 대상이 되면서 '뼈말라'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거식증에 걸리면 체액이 체내에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하면서 폐렴, 폐부종, 부정맥, 심장 기능 저하 등을 발생시킨다.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 빈혈 등 백혈구 수치 이상, 전해질 불균형도 동반하며, 심한 거식증은 사망률이 10~20%에 이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섭식장애로 치료받은 환자는 2019년 1만8293명에서 2023년 2만9344명으로 60% 이상 증가했다. 거식증은 10대 환자가 가장 많았으며, 80세 이상, 20대, 70대, 60대, 30대 순으로 이어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