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슬픔도 낮게 속삭인다…리킷이 그린 상실의 풍경

1 week ago 23

문화 > 전시·공연 사랑도 슬픔도 낮게 속삭인다…리킷이 그린 상실의 풍경 스페이스 이수 리킷 개인전일상 풍경에 상실감 담아창밖 풍경까지 전시 일부 리킷의 ‘창문’(2026). <스페이스 이수> 전시장 한편에 닐 영의 노래 ‘온리 러브 캔 브레이크 유어 하트‘를 샘플링한 음악이 나지막이 울려 퍼진다. ‘하지만 사랑만큼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픈 건 없지’라는 쓸쓸한 노랫말은 영상 속 저물어가는 꽃과 함께 은은한 잔상을 남긴다. 서울 서초구 스페이스 이수에서 전시 중인 리킷의 ‘하지만 사랑만큼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픈 것은 없지’(2026) <정유정 기자> 서울 서초구 스페이스 이수에서 홍콩 출신 작가 리킷의 개인전 ‘리킷: 곧 흘러가 버릴 날들을 천천히 곱씹으며’가 열린다. 7년 만에 한국에서 개인전을 여는 그는 설치, 회화, 영상, 사운드가 하나로 얽힌 공간을 선보인다. 9점의 작품으로 구성돼 있지만, 작가는 전시장 자체를 하나의 작업으로 바라본다.2013년 베니스비엔날레 홍콩관 대표 작가로 주목받은 작가는 2000년대 초반 손으로 격자무늬나 줄무늬를 그린 천 작업 ‘핸드 페인티드 클로드’로 이름을 알렸다. 그의 천 작업은 2004년 홍콩 민주화 시위현장에서 깃발과 현수막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스페이스 이수에서 개최하는 ‘리킷: 곧 흘러가 버릴 날들을 천천히 곱씹으며’ 전시 전경. <스페이스 이수> 리킷은 섬세하고 은유적인 시선으로 일상을 포착해온 작가다. 14년째 대만에 거주 중인 그는 2020년 홍콩을 마지막으로 찾은 뒤 지금까지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대만에 이주한 이유가 정치적인 것은 아니었지만, 현재 정치적인 이유로 홍콩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정치적인 것을 직접 다루는 작가가 되고 싶지는 않다”고 선을 그었다.대신 그는 상실과 슬픔, 분노를 조용한 방식으로 드러낸다. 2014년 우산혁명과 2019년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 등 홍콩 사회가 격동을 겪는 동안 작가는 무력감과 상실, 침묵의 정서를 작품에 고요히 담아냈다. 스페이스 이수에서 개최하는 ‘리킷: 곧 흘러가 버릴 날들을 천천히 곱씹으며’ 전시 전경. <스페이스 이수> 이번 전시는 일상적인 재료와 공간의 빛이 정교하게 호흡하도록 연출됐다. 작가는 전시장 유리창에 아크릴 물감을 칠해 외부에서 들어오는 자연광을 부드럽게 끌어들인다. 또 불투명해진 창 너머의 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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