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강 올림피크 리옹 회장. /사진=올림피크 리옹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
여자 축구계의 셰이크 만수르(맨체스터 시티 구단주)라 불리는 회장의 위엄이다. 미셸 강(66·한국 이름 강용미) 신임 회장이 재정난으로 강등 위기에 내몰렸던 올림피크 리옹의 극적 잔류 일등공신이 됐다.
프랑스 명문 구단 올림피크 리옹은 10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프랑스 축구협회 산하 재정감독국(DNCG)의 결정에 따라 구단은 프랑스 리그1에 잔류한다"며 "올림피크 리옹은 새로운 경영진과 주주들이 새로운 행정 계획을 성공적으로 제시했다. 덕분에 다음 시즌 1부리그 경쟁 준비에 몰두할 수 있게 됐다"고 발표했다.
앞서 올림피크 리옹은 재정난으로 인해 2부리그 강등 위기에 놓였다. 프랑스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DNCG는 부채 비율이 규정보다 높은 올림피크 리옹의 리그2 강등을 결정했다.
올림피크 리옹 페미냉(여자팀) 구단주를 역임하던 미셸 강이 올림피크 리옹 구세주로 떠올랐다. 지난 30일 올림피크 리옹은 공식 채널을 통해 미셸 강 신임 회장이 DNCG 항소 절차를 주도하게 될 것이라 알렸다.
미셸 강 회장 체제의 올림피크 리옹은 항소에 성공하며 리그1 잔류를 확정했다.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한 미셸 강 회장은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올림피크 리옹 구성원에게 최고의 소식을 전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직원뿐만 아니라 채무자와 주주들의 노고 덕분이다. 우리는 지난 9일간 밤낮으로 일했다. 110%의 노력을 기울였다. DNCG의 결정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미셸 강 구단주. /AFPBBNews=뉴스1 |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올림피크 리옹은 5억 510만 유로(약 7995억 원) 규모의 부채를 떠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미셸 강 회장은 사비까지 쾌척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DNCG에 보고된 정확한 수치를 공개할 수 없다"면서도 "충분한 가용 현금과 현금 유입을 제시했다. 주주들과 채무자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나를 포함한 몇몇은 더 많은 자금을 지원했다. 새로운 주주도 확보했다. 우리의 임무는 올림피크 리옹의 운명과 뿌리를 되찾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미셸 강 회장은 "지난 9일간 회계 서류를 살피느라 밤새 몰두했다. DNCG가 요청한 모든 자료도 제공했다. 직원 모두 쉬지 않고 일했다"며 "올림피크 리옹 페미냉에서는 DNCG 업무 경험이 있었지만, 남자팀 재정 상황을 파악할 충분한 시간은 없었다. 규칙과 정책 적용 방법을 설명해 준 관계자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공을 돌렸다.
미셸 강 회장 주도 아래 항소에 성공한 올림피크 리옹은 다음 시즌 프랑스 1부 잔류에 성공한 데 이어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진출 자격도 곧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에서 태어난 미셸 강 회장은 서강대학교 재학 시절 미국 유학을 떠났다. 1981년 미국 이주 이후 성공한 사업가로 발돋움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미셸 강 회장의 자산은 한화 1조 6776억 원으로 추정된다.
미셸 강(왼쪽)이 올림피크 페미냉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AFPBBNews=뉴스1 |
뛰어난 축구단 경영 능력으로 여자 축구계 거물로 떠오른 지 오래다. 미셸 강 구단주는 올림피크 리옹 페미냉과 워싱턴 스피릿(미국), 런던 시티 라이오네스(잉글랜드)를 운영 중이다. 특히 파산 직전에 내몰렸던 라이오네스는 미셸 강 구단주 부임 후 2부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최상위 리그 승격 파란을 일으켰다.
경영 철학에 대해 미셸 강 회장은 "성공적인 구단 운영 방법은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들을 고용하고 의사결정에 간섭하지 않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미셸 강 회장은 구단 인수 전까지 축구에 큰 관심이 없었다. '파이낸셜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그는 "처음엔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도 몰랐다. 2019 미국 여자월드컵 리셉션에서 여자 프로리그를 처음 알게 됐다"며 "남자 스포츠처럼 여자 축구도 사업으로 잠재력이 있다고 확신했다"고 전했다.
미셸 강 회장이 워싱턴 스피릿 구장에서 팬들에게 손인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