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왕실 사생활 폭로해 갈등
시점·내용 논란탓 여론은 싸늘
자서전으로 영국 왕실의 사생활을 폭로한 해리 왕자가 가족과 화해를 원한다고 밝혔다.
2일(현지시간) 해리 왕자는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가족 일부는 자서전을 쓴 일로 나를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나는 가족과 화해하고 싶다”고 말했다.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차남 해리 왕자는 2018년 미국 배우 메건 마클과 결혼한 후 2020년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살고 있다.
영국 여론은 해리 왕자에게 싸늘한 모양새다. 인터뷰가 공개된 2일은 형인 윌리엄 왕자의 둘째 딸 샬럿 공주의 열 번째 생일로, 이를 홍보하기 위해 왕실이 공들인 날이다. 영국 더타임스는 “해리, 화해는 이런 식으로 하는 게 아니다”는 표현으로 해리 왕자의 배려 부족을 지적했다.
해리 왕자의 부친에 대한 감정적인 언급도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암 투병 중인) 아버지가 얼마나 더 오래 살아계실지 모르겠다. 보안 문제 때문에 소통을 끊으셨다”고 밝혔다.
이에 더타임스는 “국왕이 호전 중이라는 커밀라 왕비의 발표를 해리 왕자가 극적으로 뒤집었다”고 전했다. 찰스 왕의 건강에 대한 세간의 우려를 불식하려는 왕실의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는 설명이다.
찰스 왕은 항암 치료 와중에도 국왕으로서 왕성한 외교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이탈리아를 방문한 데 이어 이달 말 캐나다를 찾을 예정이다.
이번 인터뷰는 해리 왕자가 영국 내 경호등급 회복을 위한 항소심에서 패소한 뒤 거주지인 캘리포니아에서 이뤄졌다. 해리 왕자는 “지금 방식으로는 가족과 안전하게 영국에 갈 수 없다”며 “아이들에게 내 조국을 보여줄 수 없어 슬프다”고 말했다.
2020년 영국 내무부 산하 왕실·VIP행정위원회(RAVEC)는 해리 왕자의 미국 이주를 이유로 기존 자동 경호 대신 영국 방문 시 개별 사안에 따라 경호를 제공하기로 했다. 런던 항소법원은 RAVEC의 당시 판단에 절차상 문제가 있었지만, 그들의 전문성을 고려할 때 하자의 정당한 이유가 인정된다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