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中ㆍ日 반도체 맹추격...초격차 흔들리면 미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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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가운데 일본·중국의 한국 추격이 예사롭지 않다. 지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쌍두마차가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석권하지만 우월적 초격차 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더구나 ‘삼전닉스’의 한쪽에서는 내년도 거액 성과급 계산으로 여유만만이고 한쪽에서는 그만큼 성과급을 내놓으라며 파업 카드를 꺼냈다. 두 회사 주가까지 급등해 회사 안팎 모두 여유를 보이느라 다시 뛰는 일본의 각오도, 절치부심 중국의 결기도 못 보는 것 같다.

일본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나서 대만 TSMC의 규슈 공장을 전폭 지원하고 있다. 이에 부응해 TSMC는 당초 6나노 반도체 생산계획을 3나노로 바꿔 AI 시대에 급증하는 메모리 수요에 맞춰가고 있다. 민관협력이 일본 정부와 외국 기업과의 사이에서도 찰떡 공조로 이뤄지고, 일본 총리와 TSMC 회장의 회동으로 최첨단 공장 건설로 투자 내용까지 바뀌는 점이 놀랍다.

TSMC 공장이 365일 24시간 작업으로 5년 걸릴 공사를 20개월 만에 끝내자 TSMC는 제2공장 건설을 결정하는 등 구마모토 일대가 반도체 단지로 상전벽해하고 있다. 신생 파운드리 기업 라피더스 역시 일본 정부와 쟁쟁한 대기업들의 자금 지원을 받으며 약진하고 있다. 라피더스는 회사 설립 5년 만인 내년에 2나노 반도체 양산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중국도 ‘중국 제조 2025’의 10대 중점 산업에 반도체를 포함해 키워가고 있다. 당장은 최고급 사양에서 한국에 뒤처지고 수율도 낮지만 이공계 우수 인력을 키워내는 대학과 사회의 시스템을 보면 미래가 더 두려울 뿐이다.

중국과 일본의 맹추격을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된다. 일본의 반도체산업은 1980년대 세계를 석권한 저력이 있다. 그 기술을 삼성이 과감하게 받아들여 지금 이만큼 키워 왔다. 그런 일본이 반도체 부흥을 위해 절치부심하니 어떻게든 곧 결과를 만들어낼 것이다. 중국의 기세는 말할 나위가 없다. 이런 와중에 우리 정치권 일각에서는 여전히 국가 전략산업 지원을 구태의연한 ‘대기업 특혜’라는 낡은 시각으로 보고 있으니 개탄스럽다. 삼성 노조는 물론 증시도 예기치 못한 최근의 ‘운 좋은 돈벼락’을 당연한 것으로 보아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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